[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기업 실적 부진이 직접적인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27일(현지시각)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가 전날보다 283.51포인트(1.60%) 하락한 1만7359.19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가 24.03포인트(1.17%) 떨어진 2033.0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78.31포인트(1.64%) 하락한 4693.45를 나타냈다.
이날 장 초반 다우존스 지수는 4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장중 2%에 이르는 하락 압박을 받았다.
캐터필러와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강달러의 타격을 받은 기업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이익 부진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평가다.
화학 업체 듀폰이 3% 가까이 떨어졌고, 프록터 앤 갬블(P&G) 역시 2% 내외로 하락했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올해 이익 전망치가 시장 애널리스트의 기대에 못 미친 데 따라 7% 이상 폭락했다.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데 따라 주가 약세에도 밸류에이션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P500 지수의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한 밸류에이션이 17.1배로 10년 평균치에 비해 16% 높은 상황이다.
오크부룩 인베스트먼트의 피터 얀코프스키스 펀드매니저는 “달러화 강세와 유가 급락에 따른 파장이 새로운 사실은 아니지만 캐터필러를 포함한 블루칩 기업까지 휘청거리는 모습에 투자자들이 긴장하는 표정”이라며 “IT 섹터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특성상 강달러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 앤 코의 차드 모간랜더 머니매니저는 “강달러에서 초래된 역풍이 주요 기업의 이익에 커다란 흠집을 내고 있다”며 “이익 부진과 함께 경제 지표 둔화도 이날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내구재 주문과 주택 가격 지수는 모두 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내구재 주문이 3.4% 줄어들었다. 11월 감소폭도 기존에 발표했던 0.9%에서 2.1%로 확대됐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 지표는 0.1%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과 크게 빗나간 것이다. 최근 5개월 사이 내구재 주문은 4차례에 걸쳐 감소했다.
가뜩이나 유가 폭락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가 축소되는 가운데 이번 지표는 올해 투자 회복에 대한 기대를 크게 꺾어놓았다는 지적이다.
주택 지표 역시 부진했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을 반영하는 S&P/케이스 쉴러 지수가 지난해 11월 전년 동기 대비 4.3%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10월 상승폭인 4.5%에서 둔화된 것으로, 2007년 10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한편 경제 지표 둔화에도 이틀간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긴축 시기를 늦추는 등의 ‘서프라이즈’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