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가는 LG, 외가는 삼성..구자학 회장 무한신뢰
[뉴스핌=이연춘 기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범LG가에서 보기 드밀게 여성으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는 구지은(47) 아워홈 부사장의 보폭을 넒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 부사장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의 가풍을 깨고 아워홈 후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딸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범LG가에 구 부사장의 경영 참여는 LG보다는 어머니쪽의 삼성 분위기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게 회사안팎의 중론이다.
그의 부친은 구자학 회장(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이다. 모친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다. LG가를 친가로, 삼성가를 외가로 둔 재계 인맥의 최정점 인물인 셈이다.
<사진=뉴시스> |
◆베일 벗고 아들 노릇 '톡톡'
구 부사장은 부친 구 회장으로부터 무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남매 중 막내로 홀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구 부사장은 공개된 사진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었다. 지난 10월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세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외적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내부 경영에 주력해왔던 그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영 전면에 나설 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 삼성인력개발원, 왓슨와이트코리아 컨설턴트를 거쳤다. 지난 2004년부터 아워홈에 첫 발을 내딛었다.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해 이후 글로벌 외식사업부 총괄 전무를 거쳤다.
입사와 동시에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구 부사장은 아워홈에서 외식사업 등 신사업을 주도하는 등 경영 수업을 차근차근 밟아 왔다. 늦은 나이에 아워홈에 입사했기 때문에 경영에 관심이 없는 다른 형제를 대신해 구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아워홈 내 구 부사장의 위상은 부친인 구 회장의 배려 속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틈나는 데로 경영지도를 하면서 격려와 함께 오너가로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구 회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지만 구 부사장은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많은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전문경영인이 단체급식을 맡고 있다면 그외 외식사업 등은 구 부사장이 총괄하는 2인 경영 체제가 굳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경영 체험…신사업 진두지휘
구 부사장의 경영 수업 이후 다양한 경험을 체득했다. 어느덧 그는 이런 과정을 거쳐 이제는 '아워홈의 얼굴'이 됐다. 그는 2000년 2000억원 규모의 아워홈 매출을 2009년 1조원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으로 통한다. 2013년 기준 1조1623억원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86억원과 395억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구 전무가 아워홈의 신사업을 직접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사업에서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때도 세부사항까지 챙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단체급식 위주로 추진돼 온 아워홈의 회사구조를 외식과 웨딩 사업까지 확대하면서 외형을 키우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구 부사장은 아워홈의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한식 패스트푸드 전문점 '밥이 답이다', 프리미엄 한식 레스토랑 '손수헌', 정통 철판요리 전문점 '야끼스타' 등 50여개 외식업 브랜드가 모두 그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다.
또 최근에는 멕시칸 패스트푸드 업체인 타코벨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타코벨은 브랜드, 시스템, 사업 노하우 등을 제공하고 아워홈은 국내 매장의 투자와 운영을 맡는다.
여기에 웨딩사업도 그가 집중하고 있다. 예식업 아모리스, 공항이나 놀이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세션 사업(다중 이용 시설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 형태)에도 발을 넓혔다.
구 부사장은 아워홈 지분 외에도 주요 자회사 최대주주로 올라와 있다. 2009년 아워홈의 외식사업인 '사보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캘리스코의 지분 46.00%로 최대주주다. 또한 아워홈의 식자재공급을 하는 레드앤그린푸드도 65.00% 지분으로 1대주주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지은 부사장은 2004년 경영 참여 이후 외식사업에 관심을 두고 경영 전반에 깊이 관여 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전문경영인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1967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학교 경영학과 졸업
-미국 보스턴대학 석사
-삼성인력개발원
-왓슨와이트코리아 컨설턴트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2004년)
-아워홈 글로벌유통
-아워홈 외식사업
-아워홈 전무(2011년)
-아워홈 부사장(2015년)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