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유동성 장세 속 변동성 확대
[뉴스핌=이준영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와 유가 바닥 심리에도 불구하고, 2월 국내증시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양적완화가 효과를 발휘하기까진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한데다 국내기업 실적부진과 내수침체,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상승을 담보하긴 쉽지않아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양적완화에 따른 유럽 경제지표 개선과 국제유가가 저점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박스권 하단을 높여갈 것이란 전망도 일부 나왔다.
29일 뉴스핌이 14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의뢰한 결과, 2월 증권가가 예상되는 코스피밴드 수준은 평균 1895~2004선으로 나타났다. 최저 밴드는 교보증권이 1850선으로 하단을 제시했고, 삼성증권은 상단을 2050선으로 내다봤다.
(자료: 각 증권사) |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매크로팀장은 "2월 증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라며 "코스피는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 정책 및 국제유가 하락 안정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매수주체 등장이 있지 않아 하방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경기의 경직된 분위기도 시차를 두고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2월은 제한적인 유동성 장세를 예상한다"며 "ECB의 예상 규모를 웃도는 양적완화 시행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보강됐고, 경기둔화와 디플레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추가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도 있어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며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더라도 기간과 폭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ECB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경제에 대한 신뢰감이 크지 않고, 달러강세 압력도 여전하다. 달러강세 국면은 원자재 가격 및 신흥국 증시에 비우호적"이라며,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이익 개선 가시성도 낮아 신흥국 가운데 국내증시의 차별적 매력 부각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국내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 확대 수혜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근본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부진한 펀더멘탈이 여전하기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 양적완화에 따른 유럽 수출 확대 기대감도 아직 이르다는 전언이다.
서동필 IBK 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CB가 돈을 풀 수밖에 없을 만큼 유럽 상태는 힘든 상황"이라며 "미국이 4년 넘게 지속적으로 양적완화를 시행한 결실을 지난 해부터 거둬들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ECB의 양적완화가 효과를 얻기 위해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럽의 금리와 환율이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보다 더 낮다는 것은 유럽의 상황이 나쁘다는 의미"라며 "ECB의 양적완화로 대유럽 수출 개선 기대감은 있지만 그 결실은 적어도 2~3분기정도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따른 유럽 경제 지표 개선과 국제유가가 저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으로 증시 전망을 밝게보는 곳도 적지 않았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월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국제유가 저점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증시도 반등할 것"이라며 "기대 이상의 ECB 양적완화 소식으로 유로존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월 중 국제유가도 저점을 확인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2월 코스피는 안전자산 선호 완화로 기존 박스권 상단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도 "ECB의 양적완화에 따라 유로존 경제지표도 개선할 것으로 본다. 이에 달러강세는 완화돼 위험자산 선호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이에 2월 증시도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럽 경기가 실제로 개선하기 위해선 풀린 돈이 실물 경제의 적재적소로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은행의 대출 확대와 실업률 감소 효과는 2분기나 3분기에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