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식료품 등 높은 물가에 대한 국민 불만은 외면"
[뉴스핌=배효진 기자] 러시아 정부가 대표적 주류인 보드카 가격을 대폭 내렸다. 보드카가 러시아 체감경기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당국이 보드카 최저가 인하로 높은 물가와 경기침체로 악화된 민심을 달래고 세수 수입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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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 [출처: 위키피디아] |
4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러시아 당국이 보드카 최저가를 500ml당 220루블(약 3526원)에서 185루블로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서방의 식품금수조치에 러시아 주요 식품 가격은 폭등했다. 보드카 소매가격은 89루블에서 220루블로 3배 가량 뛰었고, 돼지고기와 설탕가격은 25% 올랐다. 러시아 주식인 메밀 가격은 65% 폭등하며 실물경제는 완전히 붕괴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36%로 전월대비 2.6% 상승하며 1990년대 중반 이후 최대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방의 러시아 식품금수조치와 유가 하락으로 루블화가 41% 가까이 폭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RCB)가 금리 인상으로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RCB는 12월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깜짝 인상했다. 하지만 이후 높은 금리로 인한 경기위축 심화로 국민반발이 거세자 1월 기준금리를 2%p(포인트) 내린 15%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BBC는 주류가 생활필수품과 동떨어진 것으로 국민들의 부담을 전혀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러시아 국민들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높은 물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정작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중교통과 식료품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도 "모스크바(정부)는 이번 조치가 세수확보를 통한 경기진작으로 선순환되길 바라고 있다"면서도 "보드카 최저가제를 도입하며 정부가 내세운 의도와 전혀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