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중도환매도 신중...환차손+수수료 비싸 채권 이자 높아도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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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10년래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잠시나마 한숨 돌렸던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다시 근심에 빠졌다.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매수를 했다지만 매년 7~8%씩 손실나는 자산을 들고 있자니 왠지 찜찜하다. 이제와서 환매를 하기에는 바닥에서 파는 것 같아 억울하기까지하다.
지난 12일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2.8688헤알을 기록하며 200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만 6%, 작년 한해동안 13% 하락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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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송유미 미술 기자> |
◆ 작년 중순 뒤늦게 들어간 투자자, -7% 손실
지난 2011년 무렵부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강력하게 '브라질 채권'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삼성증권은 누적기준 5조원 가량 판매했고, 상당수 많은 고객들이 중도 환매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객들은 2조4000억원 가량의 브라질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해외 펀드매니저는 "정권이 연장되면서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대통령 탄핵 가능성 등 정치적인 불안정이 가중되면서 상황이 오히려 예상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러시아만큼 브라질국채 전망이 나쁘다고 보고있다"며 "고금리 쿠폰(이자수익)이 환손실을 상쇄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신탁보수나 수수료 등을 떼고나면 실제로는 손실을 방어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채권 중개 수수료는 각 증권사별로 다르지만 대략 선취수수료 3% 내외다. 월지급식으로 이자수익을 받는 신탁 상품의 경우 선취수수료 1~1.7%에 더해 연 수수료 0.3~0.5%(10년 기준 총 수수료 4~6.7%)로 여타 상품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작년 6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신한금융투자 등 브라질채권 판매 후발주자들이 강하게 마케팅을 펼쳤다. 월드컵 특수로 브라질 경제가 나아지고 대선이 지나고 정국이 안정되면 경제도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때 매수한 투자자(원/헤알 환율 458원 기준)라면 채권금리(가격), 이자 그리고 환손실까지 감안해 현재까지 7% 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 저가매수·중도환매…"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저가매수도 중도환매도 섣부르게 움직이지 말아야한다고 충고한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문제, 유가 급락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움직이다간 오히려 손실이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관계자는 "브라질국채 향후 전망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지금 시점에서 추가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전체 자산에서 큰 비중이 아니라면 고금리 쿠폰(이자)을 보고 가져갈 수도 있겠으나, 자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면 일부라도 환매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박유나 연구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환매하기에는 이미 너무 채권 가격이 낮아져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환매를 한다면 바닥에서 파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고금리 이자수익을 감안해 장기투자로 보유한다면 괜찮을 것 같고 단기로 투자한 고객들도 일단은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헤알화 가치 하락을 틈탄 저가매수도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아직까지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문제 대두,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 강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같은 문제들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브라질 경제에서 불안한 요인들은 상반기중 어떻게 될지 판가름 날것이고, 하반기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진행된 이후 브라질 국채 저가매수 타이밍을 노린다 해도 늦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라질 국채 가격이 떨어질때마다 추가 매수를 해서 전체 수익률을 조정하는 과감한 방법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주식투자에서 활용하는 이른바 '물타기' 전략이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엄블루 강남센터 PB는 "금융위기 당시 헤알화 가치가 315원까지 떨어졌던 사례를 볼때 현재의 390원대 환율은 바닥에 근접했다고 본다"며 "가장 낮은 바닥을 잡겠다는 욕심만 버린다면 지금 수준에서 투자를 시작할 유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보유 고객의 경우 꾸준히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활용해 받는 이자로 브라질 국채를 추가 매입 하면서 매입단가를 낮추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