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GDP 맞먹는 수준…가계 부채 확대 가속화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미국 학자금 대출이 1300조원을 넘어서자 가계 부채 확대는 물론 승승장구하는 경제 전반을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 학자금 대출 규모가 전년대비 8% 증가한 1조2000억달러(약 1328조원)로 집계됐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조5000억달러에 근접하는 규모로, 미국 전체 가계 부채의 10% 를 넘는 수준이다.
1인당 대출 금액은 평균 3만3000달러로 이들 중 대다수가 졸업 후 빚쟁이로 몰리거나 채무불이행을 선택하고 있다. 뉴욕 연준이 1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만달러의 학자금 대출자가 전체 디폴트 비율의 88%를 차지했다.
전미학생보조행정가협회의 메간 맥클린 정책담당자는 "학생들이 졸업 후 직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등록금 대출이 학생 개인은 물론 가계 전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학자금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최근에서야 회복세로 돌아선 가계 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4년 간 미국 주택자산 관련 대출 규모는 1000억달러 가량 줄어든 반면 학자금 대출은 4000억 가까이 급증했다.
또 미국 가계가 90일 이상 체납하고 있는 대출을 기준으로 학자금 부문은 2012년부터 주택모기지를 추월해 현재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모기지 대출은 8조2000억달러로 전체 가계 대출의 69%를 차지하는 중요 부문이다.
뉴욕 연준은 "가계 수입 증가분이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들어가 소비여력이 줄면서 주택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단독주택 허가건수는 직전월보다 6.7% 감소한 67만8000건을 기록했다. 단독주택 허가건수는 전체 주택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이 밖에 미국인 3명 중 1명은 저축보다 빚이 많은 것으로 집계된 것도 가계 부채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금융전문업체 뱅크레이트가 미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가 "긴급 상황에 대비한 저축보다 신용카드 빚이 더 많다"고 답했다. 또 13%는 "신용카드 빚과 저축 모두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2011년 이후 가계 저축은 58%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뱅크레이트 그렉 맥브라이드 공인재무분석사(CFA)는 "현재 저축 수준으로는 신용카드 부채를 제외하더라도 미국 가계 대부분이 3개월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임금 상승이 정체 되면서 저축이 점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