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저효과·설 이동·담뱃값 등 겹쳐 일시적 둔화"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연초부터 생산과 소비, 투자, 수출입이 모두 감소하는 등 경기가 심상치 않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상승한 기저효과와 설이 1월에서 2월로 이동하고, 담뱃값 인상 등이 한번에 몰리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2월 수치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만에 동반 감소하고 광공업 생산은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둔화됐다. 우리 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수출도 전년에 비해 3.4% 줄었다.
2월 전산업생산은 -1.7%, 소비는 -3.1%, 투자는 -7.1%로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만에 처음으로 동반감소했다.
특히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3.7% 감소했는데 이는 2008년 12월 이후 최대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제조업평균가동률(74.1%)도 2009년 5월(73.4%)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 |
1월 산업활동동향. 생산과 소비, 투자가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만에 모두 감소했다. |
수출입도 동반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414억 6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3.4% 감소했다. 수입은 338억달러로 19.6% 줄었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오전 계획없이 기자실을 찾아 긴급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찬우 국장은 "최근 경제지표 둔화는 일시적인 요인"이라며 "지난 연말 자동차 밀어내기 생산에 따른 기저효과, 설 이동(1월→2월), 담뱃값 인상, 따뜻한 날씨, 유가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실물지표들의 월별변동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2개월씩 묶어서 볼 경우 개선 흐름은 지속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와 유가하락 등의 효과가 반영되는 2분기 이후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평가는 정부보다는 부정적이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수출은 금융위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수출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 수출은 2013년(-1.3%) 감소한 이후 2013~2014년 2% 증가에 그쳤고 2000년 이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9.7%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3년 동안 한국 수출은 매우 부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행과 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을 각각 3.1%, 3.7%로 전망하는 등 향후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고 전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1월 지표가 잘 나온 건 아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10월~11월에 빠진 게 12월에 반등은 했지만 다 회복된 것은 아니고 1~2월치가 나오면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경기가 확 살아날 느낌은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