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소액투자 확대 등...정부 정책에 화답
[뉴스핌=이연춘 기자] 주당 300만원을 넘나드는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서경배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 분할에 나선다. 이른바 황제주 기업들의 액면 분할 이슈가 재계와 주식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했던 만큼 이번 아모레퍼시픽 액면분할은 정부 정책에 맞장구를 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일 각각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액면 분할 안건을 결의했다. 현행 1주당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낮춰 주식수를 10배 늘린다는 내용이다. 기존 1주를 10주로 늘려 유동성 증가는 물론 가격인하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액면 분할로 인해 서경배 회장의 주식은 아모레퍼시픽 62만6445주에서 626만4450주로, 아모레G 444만4362주에서 4444만3620주로 각각 늘어난다. 서 회장 일가가 보유한 두 회사의 보통주 지분가치는 지난 2일 종가기준 아모레퍼시픽 1조7847억원, 아모레G 5773억원이다.
정부는 아모레퍼시픽을 포함한 국내 황제주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경쟁기업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주가를 보이는 만큼 액면 분할을 통해 소액투자자들의 참여기회를 제공, 가계소득 증대뿐 아니라 증시 활성화에도 효과가 크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액면 분할 결정에 따라 황제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롯데제과, 롯데칠성, 오리온 등의 기업들도 결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액면 분할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는 어렵지만 기업의 본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라며 "배당 확대 기조와 더불어 액면 분할 결단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액면 분할 결정은 주가가 오르면서 개인투자자의 투자 기회 접근성이 낮아서 이를 해소하고 접근성 확대하고자 하는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상장 주식의 유통 주식수 확대에 따른 유동성 개선 및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며 "액면 분할 대상은 아모레퍼시픽의 보통주와 우선주, 아모레G의 보통주와 우선주 등으로 현 액면가 5000원의 1/10인 500원으로 분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액면 분할 실시 결정에 따라 기존 주식의 매매는 다음달 22일부터 신주권변경상장일 전일까지 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며 신주권 교부는 5월 4일, 신주권 상장은 5월 8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