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 기가 아일랜드 구축 선포
[뉴스핌=이수호 기자] 총 2조원 규모의 국가재난망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올해 시범사업 입찰에 나서게 될 KT가 네트워크 기술력을 공개적으로 선보이고 나섰다.
특히 해상에서의 네트워크 품질 개선 및 보안시스템 구축으로 세월호 사건 이후, 촉발된 재난망 수요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KT는 17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도에서 인천시와 함께 '백령 기가 아일랜드' 구축을 선포했다. KT는 지난해부터 도서 지역에 기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가 스토리' 프로젝트를 진행중으로, 백령도는 세 번째에 해당한다.
정부가 재난망 시범사업에 앞서 본사업을 혼합발주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위성을 보유한 KT는 도서 지역의 네트워크 기술력 보강으로 재난망 참여의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먼저 KT는 광케이블 설치가 어려운 도서 지역에서도 광대역 LTE-A와 기가 인터넷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가 마이크로웨이브(GiGA Microwave) 장비를 백령도 내에 구축했다.
<사진설명: 도서지역의 기가 아일랜드 구축을 통해 국가재난망 본사업 입찰을 노리는 KT> |
이와 함께 기존의 부족한 안테나 도달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 '4 안테나 기술(4T4R)'을 서해 5도에 시범 적용한다. KT가 삼성전자와 협력해 개발한 4T4R은 별도의 중계 장치 없이 하나의 LTE 기지국 만으로 최대 120km까지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최대 2배 증가시킬 수 있는 LTE 신기술이다.
이를 통해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의 해상 통신 커버리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그간 어선과 해경선 및 여객선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던 통신 끊김 문제 없이 주민과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해상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사건 당시, 문제가 됐던 통신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려 재난망 입찰권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KT는 재난 재해 등의 비상 상황 시 각 대피소와 육지 간 원활한 통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LTE 기반의 무전서비스를 적용하고, 총 26대의 무전 단말기 '라져원(RADGER1)'을 백령도 내 대피소마다 비치했다. 이 서비스는 전국 어디서나 동시에 1000대 이상의 무전기 간 통신이 가능해 비상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재난망에 적용될 기술력을 미리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재난 재해 발생 시 광케이블, 마이크로웨이브 등의 장비가 소실되더라도 위성을 활용해 원활한 데이터 통신 및 LTE 서비스가 가능한 위성 광대역 LTE 기술을 세계 최초로 백령도 내에 적용했다. 이는 국내 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KT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전쟁이 발발하거나 재난이 발생할 때 기존에 깔린 통신망이 두절되거나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 같은 경우에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는 통신망은 위성 뿐이며 어떤 경우든 재난망이 작동되야 한다는 점에서 KT의 강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취재진과 직접 통화에 나선 강천윤 남극 장보고 기지 대장은 "멀리 떨어진 이 곳까지도 음질이 끊기지 않고 통화가 가능한 것은 KT뿐이며 가족들과 대화를 하고 카카오톡을 통해 일상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2조원대 규모의 국가재난망 사업을 오는 5~6월까지 시범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되는 본사업에는 다수의 사업자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범부처 차원의 국가재난망구축추진협의회(협의회)에서 전반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이달 말 진행될 차관회의를 통해 안건으로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