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한류 명가 SM(에스엠)의 대표적인 남성 그룹 엑소와 샤이니가 동시에 한일 양국에서 초대형 규모의 단독 공연을 이끌었다. 이들은 동시에 수많의 팬들을 다른 지역에서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광대역 영향력'을 과시하며 쉽게 넘볼 수 없는 신한류 주자로 가치를 증명해냈다.
엑소는 지난 7-8일부터 13-15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올림픽공원 체조 경기장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EXO PLANET #2 - THE EXO′luXion-′를 열고 '체조 5회 공연' 대기록을 달성한 최초의 아이돌이 됐다. 샤이니는 14-15일 이틀에 걸쳐 일본 도쿄돔에서 4번째 일본 투어 ′SHINee WORLD 2014~I′m Your Boy~′의 스페셜 공연을 마무리하며 총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같은 날 일본 오사카에서는 선배 동방신기가 역시 돔 공연을 열며 대규모 팬 소집에 나섰다. 일찌감치 엑소가 4회 공연에서 뜨거운 티켓 전쟁으로 1회 공연을 늘린 것은 물론, 샤이니 역시 5만석 규모 도쿄돔의 시야 제한석까지 티켓을 모두 팔아치웠다. SM 보이 그룹 세 팀의 팬 동원력과 영향력, 그 충성도는 놀라울 정도다. 하지만 공연을 보는 순간 최고의 라이브와 퍼포먼스 외에도 납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음을 또렷이 느끼게 된다.
◆ 오프닝 영상부터 시선강탈…판타지와 현실 남친을 오가는 '팔색조 매력'
지난해 처음 선을 보인 엑소 단독 콘서트에서, 또 두 번째로 연 이번 공연에서 오프닝과 동시에 이목을 강탈한 건 무서울 정도로 웅장하고 선명한 음향, 고급 CG 기술로 완성한 인트로 영상물이다. 과거 H.O.T 시절부터 이어온 SM 특유의 신비주의를 입혀, 멤버 각각이 지닌 '초능력'이란 설정을 통해 무대 위에서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콘셉트를 입힌 것이 이 영상의 특징이다.
미지의 행성 엑소플래닛과 초능력이라는 엑소의 정체성을 담은 영상에 이어, 가장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자아낸 VCR은 멤버 각각이 남자친구로 변신한 부분이었다. 카메라를 마치 여자친구를 대하듯 이끌고 함께 데이트를 하고, 맛있는 요리를 권하거나 애정 표현을 가득 해주는 멤버들을 보며 팬들은 아우성에 가까운 호응을 보이며 열광했다.
샤이니 역시 인상적이면서도 퀄리티 높은 VCR로 팬들을 만족시켰다. 멤버들은 멋진 비주얼을 강조한 오프닝 영상부터 귀엽거나 익살스런 평소의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팬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건 여고생, 남성팬의 복장으로 '샤이니월드(샤이니 팬클럽 이름)'의 일원으로 변신한 멤버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영상이었다.
일명 '샤이니월드 아카데미'에 입성한 멤버들은 다소 과도한 유머를 구사하며 팬들의 웃음보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키와 태민의 여고생 분장부터 열성팬들의 샤이니 사랑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모두가 배꼽을 잡고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기발한 영상물 콘셉트부터 최종본의 완성도까지 신경쓴 흔적이야말로 멤버들이 잠시 무대 위를 비운 동안 관객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는 비결일 수밖에 없다.
◆ 국내 최고 수준의 무대 장치…모두가 지루할 틈이 없다
엑소와 샤이니의 콘서트를 보면서 가장 입이 딱 벌어지는 순간이라면, 역시 남다른 스케일의 무대를 마주할 때다. 엑소는 두 번째 단독 공연에서 50mx25m 크기의 본무대와 6개의 이동식 대형 슬라이딩 LED, 4대의 영상 스크린을 동원한 것은 물론, 센터 스테이지는 초대형 계단식 리프트로 제작됐다. 별 모양으로 제작돼 자유자재로 높낮이가 바뀌는 이 무대는 엑소의 각종 퍼포먼스와 발라드 무대에서 한층 그들을 빛나게 했다.
좌석에 앉은 관객들을 만나기 위한 계단 리프트 장치와, 여러 개의 돌출 무대에도 멤버들이 쉬지 않고 등장하며 멀리 있는 이들을 배려했다. 'Baby Don’t Cry'에서 찬열이 계단 리프트에서 랩을 선보인 것은 물론, 세훈과 카이는 객석 앞 돌출 무대에 물을 채워 국내에서 본 적 없는 '물쇼'를 감행했다. 5일 내내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워준 팬들 전체에게 뜨겁게 응답한 셈이다.
샤이니의 도쿄돔 무대 역시 좀처럼 보기 힘든 웅장함을 자랑했다. 이들은 가로 73.5M에 세로 46M의 무대에 슬라이딩 리프트, 초대형 LED, 무빙스테이지 등 확연한 차별화를 이룬 장치들을 선보였다. 40인조 오케스트라 팀과 45명의 댄서팀 등 스태프 동원 스케일 역시 '역대급'이라 불릴 만 했다.
YG 빅뱅 공연에 세그웨이가 있다면, 샤이니 공연에선 무빙 스테이지가 인상적인 역할을 했다. 멤버들을 객석 가까이로 데려다 줬고, 움직이는 와중에도 그대로 훌륭한 무대가 됐으며, 객석앞 스페셜 스테이지에 볼거리를 선사하게 했다.
◆ 패션과 콜라보·팬라이트 이벤트, '이색'이란 말도 모자라
패션과 콜라보를 시도한 이색적인 무대도 이번 엑소와 샤이니 콘서트만의 강점이었다. 샤이니 키는 도쿄돔에서 디제잉을 도맡으며 모델들과 함께 한 패션 브랜드 ‘필립 플레인(PHILIPP PLEIN)’과 패션 콜라보 무대를 주도했다.
엑소도 13일 ‘Machine’ 무대에서 서병문, 엄지나 디자이너의 ‘2015 F/W 컬렉션’ 의상을 선보이며 시선을 모았다. 엑소와 'BYUNGMUN SEO' 콜라보레이션 무대에는 에스팀(Esteem) 소속 차세대 모델들이 엑소와 함께 등장, 멋진 워킹으로 관객에게 이색적인 쇼를 선물했다.
특히 도쿄돔에 선 샤이니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한 팬라이트를 준비했다. 관객은 ‘펄 아쿠아 그린’ 빛깔의 손목시계형 야광봉을 착용했고 이는 곡에 따라 아쿠아 그린, 핑크, 레드, 노랑 등 5가지 색깔로 변화하며 경이로운 장관을 연출했다. 샤이니 각 멤버들의 고유 색깔로 파트에 따라 바뀌는 야광봉 물결은 멤버들에게, 또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SM 김영민 사장은 샤이니 도쿄돔 공연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한일 양국에서 이뤄진 엑소와 동방신기의 공연을 언급하며 "모두 같은 날 다른 곳에서 공연을 펼친다는 것만으로도 확실하게 각자의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는 증거다. 각 그룹간의 색깔이 확고하다"고 높은 충성도를 자랑하는 팬층을 다지게 된 비결을 설명했다.
팬을 동원력은 물론이고, 실제로 같은날 초대형 규모의 콘서트 공연을, 그것도 한일 양국 대표 도시 세 군데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회사는 국내에서 현재 SM이 유일무이하다.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온 아이돌들이 대거 활동하는 '아이돌 전성 시대'에도 SM이 가장 선두에서 밝게 빛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음이 분명하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