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회장 지분 포기로 M&A 걸림돌 없어..자산매각 지지부진시 속도 빨라질 듯
[뉴스핌=이동훈 기자]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한 경남기업이 자생보다는 인수합병(M&A)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사진제공=경남기업> |
때문에 지난 2003년 성완종 회장이 사들인 지 15년 만에 다시 M&A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부채비율 2000%로 자구회생 어려워..비자금 비리도 부담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법정관리 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뒤 M&A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자생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다. 국내 및 해외 공사의 손실로 부채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빚이 2조3000억원다. 부채비율 2099%. 이달엔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사실상 껍데기만 남아 있다.
최근 대규모 실적 부진도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지난해부터 재무상태가 극도로 악화됐다. 최근 2년간 당기순손실은 5766억원 규모다. 건설업 부진으로 공공공사에 주력하고 있지만 수익성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공공공사 사업장의 원가율이 대부분 100%를 넘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최근 시작된 검찰의 비자금 수사도 부담이다. 기업 이미지가 크게 악화된 데다 당분간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워서다. 검찰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과 관련해 경남기업의 비리 의혹을 일부 확인했다. 검찰은 또 관세청으로부터 경남기업과 계열사들의 외환거래 자료도 받아 들여다보고 있다.
경남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5300억원을 지원받아 정상화를 꾀했지만 경쟁력 악화, 원가율 상승. 자산매각 지체 등으로 생존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회사 오너가 지분을 조건 없이 넘기기로 했고 그 자녀들의 지분도 없어 회사가 인수합병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남기업 관계자는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허가하면 자구노력 또는 인수합병 방안을 놓고 회생 계획안을 만들 것”이라며 “현재론 어떤 방식으로 추진될 지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시공능력 및 해외경험 등 매력적
기업 건전성은 매우 취약하지만 건설 경쟁력은 아직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시공능력은 26위로 중견 건설사다. 최근 적자가 지속돼 시공순위가 내려갔지만 2012년엔 14위를 기록하며 10대 건설사 진입을 꿈꿨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중견 건설사들이 국내 공공공사만 주력하는 상황에서 경남기업은 해외까지 손을 대고 있다. 지난해 말 매출 비중은 국내와 해외가 8대 2 정도다. 국내에선 건축, 토목, 플랜트가 핵심 사업이다. 해외에선 토목사업을 주력이다.
이에 따라 회사 전체가 M&A 되지 않더라도 해외부문이나 공공공사 부문만 따로 떼내 인수하려는 건설사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경남기업은 베트남 랜드마크72의 무리한 사업 추진과 공공공사 원가율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하지만 사업구조가 탄탄한 편이고 해외진출 경험도 있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중견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