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1000㎥당 248달러 공급…전분기보다 싸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3개월간 할인된 가격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개월 후에 가스 가격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에너지·석탄산업부는 우크라이나 국영가스회사 '나프토가즈'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올해 2분기 천연가스 구매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가스 수입가는 1000큐빅미터(㎥) 당 248달러로 정해졌다"며 "유럽을 통해 역수입하는 가격보다 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연합(EU) 3자 협상의 합의안에 따라 지난 1분기에 1000㎥당 329달러를 내고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했다.
당시 3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지고 있던 체불 가스대금(러시아 측 주장 53억달러) 가운데 31억달러를 연말까지 갚고 이후 가스 공급은 선불로 한다는 조건으로 그때까지 중단했던 공급을 올해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재개하기로 합의했었다.
공급가도 시세에서 1000㎥당 약 100달러를 할인해 주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합의 종료 시점을 앞두고 3자는 지난달 말 다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여름철 가스 공급 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나타낸 지도 <출처=위키피디아> |
이번 계약은 유럽위원회가 중개했다. EU는 가스 수요의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데다 이 중 절반은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경유하고 있어 협상 타결을 고대해왔다.
유럽위원회는 가스 공급 계약이 체결됐다는 소식에 반색을 나타냈다.
안나 카이사 이코넨 유럽위원회 대변인은 "러시아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나프토가즈가 가능한 최대 범위의 (가스 공급) 기회를 확보하길 권장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할인안을 승낙하며 "3개월 뒤에는 가스 가격을 다시 설정해야 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