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연준 금리인상 지연이 강세 배경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로화 급반등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 경제지표의 약세와 이로 인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둔화 등을 꼽았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한국시간 19일 오후 3시 17분 현재 1유로당 1.1288달러를 기록 중이다.
유로화 6월물 일봉 차트 <출처> 키움증권 |
유로화는 지난 3월 16일 12년래 최저치인 1.0457달러를 기록한 이후 10주래 최고치로 상승했다. 특히 유로화는 최근 5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기록, 지난해 3월 6주 연속 상승 기록이후 가장 오랜 기간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 프로그램이 궤도에 오르면서 유럽 채권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 것도 유로화 강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로저 할럼 JP모건 자산관리 통화부문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 괴리가 나타나면서 연초부터 지속돼온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흔들리며 시장 혼란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할럼 CIO는 "단기적으로 유로화가 1.20달러까지 상승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성장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는 올해 1월 ECB의 월간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 결정이 나오면서 큰 폭의 약세 흐름을 보였다.
ECB는 유로화 가치를 하락시키기 위해 대량의 자금을 공급한 반면, 달러화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강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고 이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또 시장 컨센서스 대비 경제지표의 차이를 나타내는 씨티그룹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에서도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권에 머물러 있다.
◆ 중장기 전망은 약세 유지…美경제 지표 관심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유로화 약세 전망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올해나 내년 초에는 시행할 전망이고 ECB 역시 지속적으로 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폴 램버트 인사이트인베스트먼트 통화부문 대표는 "장기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은 변함이 없다"며 "유로화는 올해 말께 지금보다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램버트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유로화에 대한 매도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옌 SLJ매크로파트너스 자금담당 매니저 역시 섣불리 유로화 매도 포지션을 취하려 하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 지표의 뚜렷한 회복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급격한 변동성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투기적 세력의 유로화 매도 포지션은 7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2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 그리스 리스크 부각…유로화에 위협 요인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 간의 통화정책 괴리 현상은 이미 유로화 가치에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또다른 유로화 약세 요인이 돌출할 수도 있다.
하비에르 코로미나스 레코드커런씨 리서치부문 대표는 그리스 채무협상 문제가 앞으로 유로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미나스 대표는 "그리스발 리스크는 근본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화 매도 포지션을 지난 3월과 4월 유로당 1.10달러 아래에서 모두 정리했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에 악재인 그리스 채무상환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는데다 달러화에 호재인 미국 경제성장률 상향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 매도세가 진행됐다. 단기적으로 유로당 1.15달러 수준에 근접한 상태에서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유로화 매도세가 촉발된 상황이다.
그리스의 부채협상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과 아직까지 미국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의 독일 국채 수익률 등은 유로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달러화 역시 기조적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일각에선 중장기 유로화 강세 전망도 부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