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IB 에너지 섹터 매수 추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트레이더와 스마트머니가 국제 유가 및 에너지 종목 상승을 강하게 점치고 있다. 연말까지 유가가 완만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면서 상승 베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원유 저장 탱크[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달 배럴당 55.73~66.58달러의 가격대에서 거래됐던 브렌트유의 변동폭은 최근 2주일 사이 4달러로 좁혀졌다.
또 서부텍사스산중질유의 12월물 선물은 7월물에 비해 2.5%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의 급변동이 진정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V자 반등이 아닌 점진적이면서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예측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상품거래소의 앤서니 그리산티 에너지 트레이더는 “국제 유가가 7월초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여기서 석유 메이저들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유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JO 퓨처스의 필립 스트리블 브로커는 “최근 지속된 원유 생산 축소가 연말까지 유가 상승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뚫고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배럴당 60달러 아래에서는 원유 상승에 베팅할 수 있는 기회”라며 “하지만 70달러에 근접할 경우 추가 매입보다 차익 실현을 저울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견도 크게 개선됐다. 국제 유가 급락에 관련 섹터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으로 일관했던 투자은행(IB)이 앞다퉈 매수 추천에 나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섹터의 적극적인 매수를 권고했다. 국제 유가가 이미 바닥을 지났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50개 대형 헤지펀드는 이미 관련 종목을 대량 매입하고 나섰다. 윌리엄스 파트너스와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 킨더 모간 등이 헤지펀드의 매수가 집중된 종목에 포함됐다.
월가 투자가들은 특히 원유 시추 업체들이 유망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반등할 때 이들 업체의 수익성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를 것이라는 기대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전략가는 “국제 유가가 바닥을 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관련 종목의 주가가 얼마나 빠르게 상승할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반등에도 석유 메이저들의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엑손 모빌과 셰브런 등은 연초 이후 6% 가량 하락하 상태이며,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크루드 오일 등 유가를 추종하는 펀드 역시 올들어 손실을 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에너지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5월 14배 내외였던 밸류에이션은 최근 26배까지 뛰었다. 이익 전망치가 위축된 데다 전반적인 증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