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배정 통한 우회방안 제시 방침…9월 2일까지 결론
[뉴스핌=황세준 기자]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우회지원 방안을 채권단과 협의한다.
4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기간 중 고로 개보수 일감을 맡기는 방안을 채권단에 제시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등 직접적인 자금 지원은 어렵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회생을 돕겠다는 것.
앞서 산업은행 등 포스코플랜텍 채권단은 지난 3일 이 회사에 대한 채무 상환 연장 및 워크아웃 개시를 의결하면서 포스코 본사의 추가적인 지원을 전제조건으로 걸었다.
채권단은 9월 2일까지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관리기간을 갖고 유예대상 채권범위 및 유예기간 결정, 자산부채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 평가, 자금관리단 파견 등을 결정한다.
포스코는 관리 기간 중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우회지원 방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 모두 9개의 고로를 보유 중이다. 파이넥스 설비까지 포함하면 11개다.
고로 1기 개보수에 수천억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최근 개·보수를 마친 포항 2고로에는 3200억원이 투입됐다. 내년 초엔 광양 5고로 개보수 작업이 예정돼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회지원은 워크아웃으로 포스코플랜텍이 만약 계열사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더라도 일감을 주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로 개·보수는 단일 업체만으로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개보수 일감을 모두 몰아주더라도 실제 지원 효과는 적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포스코플랜텍은 지난해 매출액 6234억원 가운데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로부터 발생한 매출이 60.2%인 375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가 채권단과의 협의에 실패하면 포스코플랜텍이 법정관리로 가게 될 수 있다. 법정관리를 피하더라도 구조조정 강도는 매우 높아질 수 있다. 현재 해양플랜트 설비 매각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한편, 포스코플랜텍은 철강·해양·화학·조선 플랜트사업에 필요한 설비를 만드는 회사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해양플랜트 전문업체 성진지오텍을 1600억원에 인수해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합쳤다.
포스코플랜텍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전 사주의 이란자금 유용 등으로 금융권의 차입금 만기연장이 거부되고 신규 자금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됐다. 현재까지 포스코플랜텍의 금융권 연체금액은 총 892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