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유입 확대, 주가 거품론 해소 기대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여부가 9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지수 편입 초기에만 최소 2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A주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말 일본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에 올랐다. 지난 5일 기준, 중국 증시 상장기업의 총 시총은 9조6000억달러(약 1경1200조원)로 1년새 146%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에서 중국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했을 때, 중국증시의 글로벌 지수편입은 시간 문제라고 진단한다. 다만, A주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와 제한적 대외개방으로 국제 자본시장 기준에 부합하기에는 여전히 수준 미달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세바스천 리블리치 MSCI 지수관리연구소 글로벌 부문 이사는 "A주 MSCI지수 편입은 개방도가 낮은 중국 증시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 증시는 세계금융시장에 융화되려고 하지만, A주의 외국인 진입을 제한하는 기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사진=바이두(百度)> |
중국의 외환시장 전문 매체인 FX168은 이날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과 관련, A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4가지 사항을 전했다.
Q. 올해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가능성은?
A. A주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12명의 글로벌 자산관리사 관계자 12명 중 5명이 연내 지수 편입을 점쳤다. 반면 '불가능하다'에 4명이, '답하지 않겠다'에 3명이 각각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해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가능성이 크게 확대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후강퉁(상하이,홍콩 거래소 간 교차거래 허용)을 출범하고 외국인 투자한도를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A주 대외개방 정책을 내놨다. 외국인 투자제한은 해외투자자들이 지금껏 A주의 글로벌 지수 편입을 꺼려온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최근 중국의 A주 대외개방 추세에 대해 니콜라스 테오 CMC마켓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금융자유화에 나서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당국의 증시 개방정책과 함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A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최근 15억 달러 규모의 QFII(외국인적격기관투자가) 투자한도를 추가 획득하면서, 지난달 29일기준 외환관리국이 QFII에 부여한 투자한도 총액이 744억7400만달러(약 82조원)로 집계됐다.
리징(李晶) JP모건 아태지역 부주석은 "최근 중국 A주 투자를 희망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외국투자자들의 중국증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Q. A주가 MSCI에 편입되면 중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A. 지수 편입의 초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MSCI가 A주의 200여개 종목 중 5%만 우선적으로 신흥시장지수에 편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신흥시장지수 전체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1년여의 조정기간을 거쳐 중국 증시의 MSCI 지수편입이 정식적으로 이뤄지면, 신흥시장지수에서 A주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확대된다. 기존의 역외 상장사까지 포함시킬 경우, 지수에서 중국기업이 점하는 비율은 3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A주가 지수에 편입되면 2017년 중순까지 500억달러의 자금이 흘러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도 ETF(상장지수펀드) 등 수동적으로 유입되는 투자자금 규모만 3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중국투자자들은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중국 증시의 새로운 상승 모멘텀으로 주목하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새로운 투자자금 유입이 5000포인트를 돌파한 중국증시의 거품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중국 증시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A주의 내실화와 전문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외국인 투자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미 A주에 유입된 유동성 규모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주가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Q. 올해 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이 불발되면?
A. 다음해 6월로 지수 편입 기회가 넘어간다. 다음 지수 조정까지 MSCI는 다시 중국 증시에 대한 평가를 진행 할 것이며, 특히 대외개방 확대 여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해나 2017년은 돼야 A주의 MSCI 지수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장 전문가들도 다수 존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A의 글로벌 주가지수 편입은 시간문제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중국 A주를 신흥국 지수에 편입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뱅가드가 A주를 신흥국 펀드에 포함시켰다. 이에 중국증시의 글로벌 주가 지수 편입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는 것.
Q.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위한 당국의 역할은?
A.중국 증시 거래량의 80%를 개인투자자가 차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해외투자기관을 A주로 끌어들여 시장의 펀더멘털을 개선하고 전문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1월 후강통을 출범시키며, MSCI 지수편입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대외개방의 문을 열었다. 이와 함께 매매차익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면제하고 당일 매매를 허용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들도 마련했다. 올해 10월에는 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을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당국은 QFII(적격외국기관투자가)와 RQII(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 등 외국인 투자 한도규모도 대폭 확대하며, 글로벌 주가지수 편입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