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맨 출신의 기획·재무통
[뉴스핌=고종민 기자] 대우인터내셔널이 16일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진사퇴한 전병일 사장의 후임으로 최정우(사진, 58)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신임 대표는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포스코 재무실장(2006년∼2008년)·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2008년∼2010년)·포스코 정도경영실장(2010년∼2014년)·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2014년∼)을 지낸 기획·재무통이다.
최 대표는 이날 부터 후임 대표이사 선임 시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일련의 과정은 포스코맨과 대우맨 사이의 갈등에서 빚어졌다. 전임 대표인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은 1977년 대우중공업에 입사, 2009년 대우인터내셔널 영업2부문장을 거쳐 2012년 3월 사장으로 승진한 정통 대우맨이다.
포스코와 대우인터 간의 갈등은 지난달 22일 미얀마 가스전 매각과 관련한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시작됐다. 이 보고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우인터 직원들에게 알려졌고, 전 사장은 지난달 26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포스코 구조조정은 우량자산(미얀마 가스전)이 아닌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며 공개적으로 가스전 매각을 반대했다. 전 사장이 직접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미얀마 가스전 분할 매각 검토설에 반기를 든 것.
이에 포스코 그룹의 전 사장 경질설이 불거졌고 이를 인지한 전 사장은 지난 10일 사외이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퇴 불가 의사를 전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측근인 조청명 부사장과 홍보담당 임원을 경질하면서 갈등 봉합에 나섰고, 전 사장도 자진사퇴 하기에 이르렀다.
전 사장은 이사회에서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미얀마 가스전의 분할 및 매각 검토는 이제는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정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는 아직도 항명, 내분, 해임 등으로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상황"이라며 "제가 이 자리를 물러나는 용단이 조속한 사태 수습의 방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전 임직원이 합심해야 한다"며 "그룹과 회사의 융합과 화합이 한층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