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경색된 한일관계가 대일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엔저의 영향보다 정치적 영향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 도쿄지부는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대일 비즈니스 동향'보고서를 통해 201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한일관계 악화로 막걸리, 빵, 농수산식품 등 주요 B2C제품의 수출이 지난 3년간 최대 70% 이상 감소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막걸리 등 주요 제품은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한류붐으로 역대 최고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 2012년 하반기부터 수출이 급감, 2014년에는 2012년 대비 막걸리 74%, 빵 53%, 농수산식품 39% 등 일반소비자 대상 제품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일비즈니스를 시행 중인 한국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주일한국기업의 경우 2013년에는 비즈니스 애로의 대부분이 급격한 엔저였으나 2014년, 2015년에는 한일정치관계 악화의 응답비중도 각각 28%, 30%로 매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품의 질이 아닌 국가를 기준으로 한국제품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온라인상에서 한국제품을 사용하는 일본인에 대한 비판 글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한국제품으로 쉽게 인식 가능한 제품은 판매가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일본 소비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해 기존 한국과의 거래를 유지해온 바이어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앞두고 도쿄지부가 일본바이어 2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일관계 악화로 한국과의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고 응답한 바이어가 46.7%에 달했다. 기존에 없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응답도 추가되는 등 장기적인 비즈니스 악영향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조사에 응답한 일본 바이어의 64%는 "향후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면 한국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해 대일비즈니스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5월 개최된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양국 대표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양국 정치관계에 상관없이 양국의 경제교류는 더욱 견고해져야 한다는 인식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바 있다.
김은영 무역협회 도쿄지부장은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인 금년이 양국의 관계개선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며 "한국기업의 일본내 비즈니스 확대와 거시적인 양국간의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양국 정부의 전향적인 관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