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이 한국 내 납품으로 중기 더 어려워... 대출과 보증 확대해야
[뉴스핌=한기진 윤지혜 기자] 우리은행은 위탁가공무역이나 중계무역을 하는 중소 수출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싶었다.
부산의 A 사가 그런 곳인데, 이 회사는 일본 조선업체의 요구한 엔진 부품 설계도에 따라 그대로 제작해 수출한다. 그런데 위탁가공무역은 원료의 소유권이 일본 업체에게 있고 A 사는 조립, 수리, 개조 등의 가공의 약정된 가공료만 받기 때문에 재무제표에 매출이 매우 적어, 대출이 힘들다.
일본 엔화가치가 2015년 4월 BIS실질실효환율로 볼때 2012년 평균 대비 26% 절하된 반면 원하는 24% 절상돼, 중기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했다. |
대출 업무를 못 내던 일본 수출 위탁가공업체는 은행 대출의 길이 열렸고, 은행은 신규 고객을 유치한 윈윈(win win) 사례다. 그 배경에는 무역보험공사와 같은 정책기관이 보증이나 금융지원을 해줬고, 이것이 민간금융을 활발하게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저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인데다 우리 수출경쟁력이 단가 하락 등 경쟁력 둔화가 나타나 금융중개기능을 활성화해 민간의 역할이 동시에 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2015년 4월 기준 BIS실질실효환율로 볼 때 엔화는 2012년 평균 대비 26% 절하된 반면 원하는 24% 절상된 상황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선 노력이 필요하지만, 금융산업에서는 시장보완적 형태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자금공급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융제도상 중기 수출기업에 대한 대출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고 다만 재원을 크게 늘리거나 보증을 늘리는 게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2차 엔저대책으로 추진중인 외환보유고를 활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해외투자 규제를 풀어 외화가 국외로 나가 환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지만, 자본재 수입을 늘리도록 하는 것은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장에서 보는 중소기업은 일본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에 납품할 때도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경우가 늘어나 기계 수입을 늘릴만한 여력이 안된다”면서 “환율하락 목적이 아니라면 중소기업은 자금지원과 금리인하가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