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타깃 기업 선매수 전략 적중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실적 부진에 곤욕을 치른 헤지펀드 업계가 마침내 시장을 이겼다.
상대적인 강세를 연말까지 지속할 경우 헤지펀드 업계는 연간 수익률 기준으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 대비 높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각) 헤지펀드 리서치 업체 HFR에 따르면 주식형 헤지펀드가 올들어 5월 말까지 배당을 포함해 총 5%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과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 등 굵직한 악재 속에서도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선방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리스크-오프 심리가 지배적인 가운데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로 대거 이동, 헤지펀드의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이룬 실적이라는 점에서 높은 의미를 둘 만 하다는 의견이다.
올해 헤지펀드 업계가 쏠쏠한 성적을 거둔 것은 헬스케어와 통신 섹터를 중심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이 활황을 이룬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피인수 타깃으로 판단되는 기업의 지분을 선제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얘기다. 살릭스 제약과 타임워너 케이블 등이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롬바르드 오디어 애셋 매내지먼트의 스티브 벌코 펀드매니저는 “시장의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 11억달러의 롬바르드 오디어는 연초 이후 6월 중순까지 8%를 웃도는 수익률을 올렸다.
헤지펀드 업체 폴슨 앤 코의 자산 규모 190억달러 대표 펀드 역시 연초 이후 9%에 달하는 운용 실적을 올렸다. 레버리지 투자에 집중하는 이 업체의 또 다른 펀드는 19%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M&A를 집중 겨냥하는 펜트워터 캐피탈 매니지먼트도 올들어 1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탈의 트로이 가예스키 파트너는 “올들어 지금까지 헤지펀드 업계는 최상의 성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이후 수익률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기업 M&A 열기가 한풀 꺾일 경우 헤지펀드 업계의 상대적인 강세 역시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