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중국

속보

더보기

[천주정(天注定)] 농민공 소외와 ‘성공의 위기”

기사입력 : 2015년06월25일 16:39

최종수정 : 2016년02월03일 17:51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천주정(天注定)은 리얼리즘에 기초해 부조리한 중국 현실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조명한 영화다. 2013년에 개봉된 천주정은 중국 개혁개방과 성장의 눈부신 결실 이면에 어떤 부작용이 잠재돼 있는지, 중국사회의 약자인 농민공들이 사회적 멸시와 천대에 대해 어떤 극단적인 수단으로 저항하는지 보여준다. 한마디로 양극화와 농민공 문제 등 체제안정을 위협하는 뇌관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66회 칸느영화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고 뉴욕타임스의 2013년 10대 걸작영화에 선정됐다. 5세대 영화감독 장이머우를 잇는 중국 6세대 간판격 주자인 자장커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도시와 농촌의 갈등, 슈퍼갑(기득권층)의 행패와 소외 농민공들의 분노, 배금주의와 인간성 상실로 점철된 고성장 중국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개혁·개방으로 경제는 발전하고 도시는 화려해졌으나 농촌출신의 농민공들은 멸시의 대상일 뿐이다. 편법을 통해  '먼저 부자가 된 사람들'은 농민공들에게 온정을 베풀기 보다 조롱과 야유를 보내고 인권유린을 일삼는다.  농민공들은 부자들의 이런 행태에 적개심과 극단적 분노를 갖게되고 이는 다시 폭력과 강도 살인,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진다. 과도하게 중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켰다는 이유로 같은 농민공 영화  ‘베이징 자전거’ 처럼  중국본토에서 상영이 금지됐었다.   

'베이징자전거' 가 1990년대(농민공 1.5세대)를 배경으로 한데 비해 천주정은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 제작해인 2012년까지 비교적 최근의 농민공 문제를 다루고있다.  이 영화는 당대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후원하이’ ‘저우커화’ ‘덩위자오’ 3대 형사 살인 사건과 대만계 외자기업 폭스콘 종업원 연쇄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해 제작됐다.  이들 4개 사건을 옴니버스형식으로 구성해  4명의 농민공 캐릭터들이 도시 생활에서 겪는 꿈과 좌절, 인간적 비애를 묘사하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속의 다하이(실제 후원하이 사건)는 마을 공동재산인 탄광을 외부 도시 자본(자오 사장)에 뇌물을 받고 빼돌린 부정한 촌장(村長 리장) 세력과 대항하다 외톨이가 된다. 다하이는 촌장의 부정을 규탄하고 정부 요로에 진정도 해보지만 중국인들 말처럼   '촌장도 권력자(別拿村長不當官)'이기 때문에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이 되고만다. 그는 마침내 사냥총을 들어 촌장과 촌장과 공모한 회계, 탄광 사장 등을 단죄한다. 대화에 나오는 중난하이와 기율검사위는 공산당의 상징으로 공산당 역시 부패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권세를 가진 자(간부나 공무원)들이 1990년대 국유체체 개혁과정에서 부정한 수단으로 국유재산(인민공동 재산)을 헐값에 착복하고 이로인해 인민 불만이 팽배해진 세태를 묘사하고 있다. 자장커 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산서(山西)성에서 실제 벌어진 이 사건은 14명의 희생자를 냈다.
    
이어지는 스토리는 중국 4대 직할시중 하나인 충칭(重慶)의 저우커화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했다.  영화속의 주인공  '산얼'은 고향에 부인과 아이를 남겨둔 채 도시를 떠도는 총잡이 농민공이다.  비정한 사회는 그를 살의가 가득한 위험한 유랑객으로 만들었다. 사회에 대한 웬지 모를 막연한 분노는 산얼을 눈하나 깜짝 않고 파리잡듯 살인을 일삼는 무도한 강도범으로 만든다.

모친의  칠순잔치를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그에게는 이곳 역시 마음을 붙이고 살만한 곳이 못된다. 강 건너 부자 아파트 사람들이 쏘아대는 화려한 폭죽은 반대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박탈감과 위화감만 더해준다.  그는 강도에 사용할 더 성능 좋은 총을 구하기 위해 이웃나라 미얀마로 잠입하려 한다.   
    
세번째 이야기는 2009년 후베이 술집종업원 덩위자오가 안마를 받으러 온  불량배 같은 공무원 손님을 과도로 살해한 사건을 다뤘다. 영화속 주인공 샤오왕은 사우나 카운터로 일하는 여성 농민공이다.    
 
도시는 농민공에 대한 천대와 멸시, 배금주의가 만연하고 약자의 분노가 들끓는 세상이다.  '동물도 자아가 있어 자살까지 한다'는데, 샤오왕 같은 농민공에게는 인간이 누려야할 한치의 존엄도 허락되지 않는다.  샤오왕이 자신의 일은 카운터 계산원이라며 성 서비스를 고사하자 공무원 손님은 돈을 준다는데 왜 반항하냐며  돈다발로 샤오왕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며 행패를 부린다.  분노가 폭발한 샤오왕은 품고 있던 과도를 꺼내 공무원 고객을 살해한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대만계 다국적 기업인 폭스콘 공장의 농민공 종업원 연쇄 자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사건은 2010년 무렵부터 국내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다. 당시  IT 회사인 폭스콘에서는  현실을 비관하고 좌절한 청년 종업원들 자살이 끊이지 않아 중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영화속의 주인공 샤오후이는 젊은 농민공으로서 돈에 쫓기고 고단한 삶에 치여 공장 기숙사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 영화는 경제 성공을 이끈 중국 공산당 정권의 앞날에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국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하는 도시와 농촌, 빈부 양극화 문제다. 이는 경제 기적을 이룬 중국이 자칫 ‘성공의 위기’에 빠져 들수도  있는 주요 화근 거리중 하나다. 중국 부자들은 대부분 과거 권력의 언저리에 있던 힘있는 자들로서, 국유기업 체제 재편과정에서 장부조작과 부당한 비공개 정보 입수 등을 통해 국유재산을 헐값에  빼돌리는 방식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권세 있는 자들은 국유체제 개혁과정에서 마치 파이를 나누듯 국유재산을 헐값에 넘겨받아 부자가 됐다. 9억 농민과 2억 농민공을 비롯한 수억명의 도시 서민들은 파이를 나누는 향연에서 철저히 배제됐고 자연히 사회적 위화감도 커지고 있다.  이후 주가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중국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한층 심해졌다. 

천주정에서 마을 탄광을 헐값에 인수한 자오사장이 자가용 비행기를 구입하는 가 하면, 그에게서 구전을 챙긴 사람들조차 아우디 6(중국사회 고급외제차의 상징)를 몰 정도로  큰 부자가 됐다.  중국 인민들의 불만은 경제발전과 사회의식에 비례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이는 영구집권을 노리는 중국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의 최대 도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