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목 구간 제거로 원가 절감…장기계약 구조도 한몫
[뉴스핌=정경환 기자] 세계 3위 폴리실리콘 업체 OCI가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 공정에서 원가를 획기적으로 절감했기 때문이다.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7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4%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OCI는 지난 1분기에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OCI의 이 같은 실적은 올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일 수 있다. 폴리실리콘이 전체 매출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OCI로서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은 실적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지고 있다. OCI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1년에 kg 당 평균 29.66달러에서 2012년 15.50달러로 반토막난 뒤 2013년과 2014년 각각 18.66달러, 19.57달러를 기록하며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폴리실리콘 가격이 다시 약세를 나타내며 연초 19달러 대에서 지난 25일 15.30달러까지 급락하고 있다.
하지만,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에 원가 절감을 강화했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원가를 줄이는 것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원가 절감에 집중했다"며 "그 결과 올해 들어 폴리실리콘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가 절감은 디버틀넥(Debottleneck), 즉 병목 구간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 공정에서 병목 구간을 없앰으로써 약 1만톤 규모의 생산 확대 효과를 얻었다. 이로써 OCI는 폴리실리콘 생산 총 규모가 기존 4만2000톤에서 5만2000톤으로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보통 1만톤 생산을 늘리려면 8000억원 수준의 비용이 드는데, 우린 1100억원 정도를 들여 병목 구간을 제거함으로써 같은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로써 kg 당 2달러 정도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 작아보이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이 20달러가 채 안 되는 상황에서 2달러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장기계약 위주의 사업 전략도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장기계약에서는 시장가격보다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계약에서는 폴리실리콘 값을 시장가격보다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며 "우리는 90% 이상을 장기계약으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