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god <사진=뉴스핌DB> |
지난달 26일 13세 연하의 승무원과 결혼식을 올린 그룹 god 맏형 박준형의 말이다. 그는 이날 결혼식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god 신보 발매 계획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확신에 찬 목소리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대중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오랜 시간 함께한 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1990년대를 추억하는 모두가 또 한 번 반색했다. 이들은 god의 새 앨범 발매 소식에 “올해도 만나러 갑니다”(이**), “남자지만 학창시절에 god 노래 들으며 컸다. 그 시절이 그립다”(류**),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오빠아아”(eun8****)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여름 12년 만에 ‘완전체’로 정규앨범 8집을 발매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었다. 당시 god는 신보 발매와 동시에 포털사이트를 장악했고 앨범은 가온 월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게다가 콘서트는 예매 시작 13분 만에 전석 매진, 요즘 아이돌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피’켓팅 전쟁도 일어났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앙코르 콘서트와 스페셜 앨범 ‘바람’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렇게 솔로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던 god는 모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며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국민 그룹’의 명성을 되찾은 만큼 개인 활동 역시 활발해질 거라 예상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의 개인 활동 성적은 여전히 부진했다. 실제 한 네티즌은 “얘들은 왜 뭉치면 대박인데 따로 나오면 쪽박이냐”(rjej*****)는 글로 별다른 성과 없는 멤버들의 개인 활동을 지적했다.
영화 ‘소수의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계상(왼쪽부터), ‘티 로드’ 쇼케이스에 참석한 김태우, 결혼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준형 <사진=뉴스핌DB, 뉴시스> |
god 재결합 직전, 자살 시도로 한바탕 소동을 벌인 손호영도 마찬가지다. 손호영은 최근 스토리온 ‘렛미인5’ 보조 MC로 나섰다. 하지만 ‘렛미인5’는 지난 시즌들보다 화제성이나 파급력 면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되레 대중의 관심은 유사한 포맷인 JTBC ‘화이트 스완’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더 쏠렸다. 연기자로 전향한 데니안 역시 최근 김태우의 신곡 ‘론니 펑크(Lonely Funk)’ 뮤직비디오 출연 외에 주목할 만한 특별한 활동이 없다.
김태우의 경우에는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되레 이미지가 추락했다. 시원한 창법으로 사랑받아온 그는 god가 재결합한 다음해 3월 자신의 소속사 가수 길건 등과 분쟁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며 논란은 거세졌고 출연 중인 SBS ‘오! 마이 베이비’ 하차 요구까지 빗발쳤다. 하지만 김태우는 끝까지 ‘억울함’을 주장하며 꿋꿋이 제 갈 길을 갔다.
그리고 지난달 18일 god 데뷔 6000일을 맞아 정규 앨범 ‘티 로드(T-ROAD)’를 발매했다. 2년 6개월 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 곡 ‘널 닮으리’와 ‘론니 펑크’를 포함해 총 12곡이 수록됐다. 특히 ‘론니 펑크’의 경우 데니안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고 박재범이 피처링을 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성적은 지지부진하다. 발매 2주 차에 접어든 지금 ‘론니 펑크’는 85위(가온차트 기준)로 가까스로 100위권 안을 지키고 있고 ‘널 닮으리’는 순위권에서 찾을 수도 없다. 순환 주기가 빨라진 게 요즘 음원 시장의 추세지만 확실히 밀리는 모양새다.
그나마 이들 중 유일하게 웃고 있는 사람은 박준형이다. 실제 god 재결합 후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멤버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한국에 돌아온 박준형은 ‘냉동 인간’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각종 예능프로그램까지 섭렵했다. 10년 장수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도 신생 프로그램 SBS ‘룸메이트’도 그의 출연을 반겼다. 자연스레 과거 몸담았던 소속사 sidusHQ와 재계약까지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개최한 god <사진=뉴스핌DB> |
현역 아이돌이 아닌 만큼 이제 그룹 활동보다 개인 활동이 주인 게 현실. 그러니 이제 개개인의 이름 석 자를 건 배우와 가수로서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