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기념 방한…"한국은 역동적인 시장, B2C 프리미엄 가전 공략"
[뉴스핌=추연숙 기자]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의 공동회장인 마르쿠스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이 밀레의 한국지사인 밀레코리아창립 1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공동 방한했다.
밀레의 공동 회장단은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와 함께 30일 역삼동 밀레코리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진출 10년의 사업 성과와 실적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한국 가전 시장에서의 사업 계획 등을 발표했다.
밀레는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등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다. 사업 영역을 세탁기, 식기세척기, 청소기, 빌트인 가전 등 주방가전에으로만 집중해 한 우물을 파왔다. 지난해 기준 직원수는 1만7700명, 매출은 32억2000만 유로(약 4조146억원)라고 공동회장단은 설명했다.
마르쿠스 밀레(가운데), 라인하르트 진칸(오른쪽) 밀레 공동회장이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왼쪽)와 함께 30일 역삼동 밀레코리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국 진출 10년의 사업 성과와 실적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한국 가전 시장에서의 사업 계획 등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밀레코리아> |
◆ 밀레 공동회장단 "엄격한 선발과정 통해 가업 승계자 선발"
밀레는 116년간 밀레 가문과 진칸 가문이 공동으로 4대째 가족 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공동창업자인 두 가문이 100% 지분을 소유한 비상장회사다. 기술부문의 밀레 가문이 51%, 경영 부문의 진칸 가문이 49%를 소유하고 있는 구조를 지켜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밀레의 안정적인 가족경영 체제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진칸 회장은 "창립때부터 외부 차입 없이 자기 자본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 밀레 주주는 70명 정도인데 이 분들 모두 두 창립자 가문의 후손들이다. 100% 자기자본으로만 운영된다는 점이 밀레의 독립 경영을 보장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회장단은 가업 승계자의 엄격한 선발과정에 대해 강조했다. 두 가문의 후손이라고 해서 무조건 밀레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승계자가 되려는 사람은 지원을 하고, 두 가문뿐만 아니라 제3의 헤드헌터로부터도 역량과 자질을 평가받는다.
또 두 승계자 이외에도 3명의 최고경영진이 더 있어, 엄격한 5인 만장일치제로 의사를 결정한다.
밀레 회장은 "전통에 따라 (승계 후보자는) 밀레 외에도 반드시 다른 기업에서도 경험을 쌓아 보고 와야 한다. 농담으로는 '실수를 하려면 딴 데서 미리 하고 와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승계자 선발과정에 대해 진칸 회장도 "경영능력까지 유전적으로 받을 수 있고 세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며 "능력까지 반드시 겸비해야만 최고경영진 자리에 오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회장단은 기술력과 품질을 경영 비결로 강조했다. 진칸 회장은 "밀레 이외에 어떤 가전업체도 20년을 기준으로 내구성을 테스트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고급 주택에는 우리 제품이 많이 설치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 밀레코리아, "독일 4대 수입차처럼…가전시장서 점유율 높여나갈 것"
밀레 회장단은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시장의 성장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밀레 회장은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시아 시장이 더 커지고 있고,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인다는 점"이라며 "특히 한국은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역동적인 시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기술, 품질, 브랜드이미지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런 점이 밀레가 한국 시장과 교감이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밀레코리아는 한국 프리미엄 가전 시장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자사 제품도 경쟁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는 "10년전 밀레코리아의 타겟층은 5%의 상위소득자였다. 그 때만 해도 (소득수준이) 그정도 돼야 밀레제품을 쓸 수 있었다고 봤는데, 지금은 밀레 청소기가 엄청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 가전의 주요 타겟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최근 삼성과 LG가 가전 사업에서 고급 제품군을 다수 내놓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국내에서 삼성과 LG도 고급화하면서 저희 것보다 더 비싼 제품도 나오다보니, 저희로서도 소비자층이 좀 더 확대될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밀레코리아는 특히 최근 국내시장에서 수입자동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저희가 독일산 수입차 시장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이 많이 성장해 BMW,아우디, 폭스바겐, 벤츠가 굉장히 잘 나가고 있다"며 "밀레를 포함한 수입 가전도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레코리아는 B2C 프리미엄 가전 사업에 더욱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년 동안 밀레코리아 B2C사업의 규모는 413% 증가하면서 회사는 매년 빠지지 않고 두 자릿수 대의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10년 전에는 B2B사업인 건설 프로젝트 매출 의존도가 약 70%였지만, 밀레는 B2B 사업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금은 B2C사업의 비중이 90%에 달한다.
안 대표는 "B2C 중심의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오면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는 소비자가 가장 가지고 싶은 가전브랜드 1위”가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매출은 1위가 진공 청소기, 2위 세탁기, 3위 식기세척기가 차지하고 있다. 밀레코리아는 향후 국내에서 진공청소기 이외의 제품군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