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흡사한 상황 연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와 채권국의 물밑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뉴욕증시와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뛰었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분기 말 포트폴리오 점검이 맞물리면서 변동성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시장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안전자산으로 유동성을 몰아가 데 따른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스콧 스카이럼 매니징 디렉터는 “2분기 말 국채시장 상황이 연말과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머니마켓 금리의 변동성이 크게 상승한 데다 은행권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단기물 국채의 발행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수익률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국채 유통 물량 가운데 1개월물 국채의 비중은 11%로 2008년 말 34%에서 대폭 떨어진 상황이다.
주식시장 변동성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그리스 위기를 빌미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한편 29일 S&P500 지수가 연초 이후 처음으로 2% 선의 진폭을 기록한 것은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VIX는 29일 34% 폭등한 데 이어 이날 장중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 20에 근접했다.
블랙록의 러스 코스테리히 투자전략가는 “그리스 사태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증시 변동성과 주가가 일반적으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변동성이 상승하는 동시에 주가가 약세 흐름을 보일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펀드스트라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토마스 리 대표는 “그리스가 증시 변동성 상승의 주범”이라며 “당분간 시장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보이지만 연말 주가 상승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그리스와 채권국의 구제금융 협상 불발 이후 시장 변동성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지난 4개월간 증시는 변동성이 실종된 가운데 주가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움직임을 되풀이했다. 지난주까지 S&P500 지수는 9주 연속 주간 기준 등락 폭이 1% 이내로 제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은 1928년 이후 불과 다섯 차례 발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16억유로 채무에 디폴트를 낸 한편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잠자던 변동성이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투자심리가 일정 부분 진정된 데 따라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회복했지만 유럽 증시는 내림세를 지속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가 각각 1.25%와 1.64% 내리는 등 주요 증시가 1% 내외로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