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PimTalk]′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취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문제점 등을 보다 알기 쉽게 이야기 하듯 전하는 취재 뒷얘기입니다.
[뉴스핌=윤지혜 기자] 올해 초부터 진행된 동부팜한농 매각이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최근 H&Q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타는가 싶더니 결국 협상이 결렬돼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동부그룹 사옥 |
현재 동부팜한농의 최대주주는 팜한농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원익파트너스 등이 50.1%를 보유하고 나머지 49.9%는 (주)동부와 김준기 회장 일가가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부그룹은 동부팜한농 매각을 추진하면서 이들 FI 측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김 회장 측은 얼마 전까지 동부팜한농 '경영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원매자였던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와 거래가 불발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릭스와의 거래에서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내용을 포함했다가 FI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두 번째 원매자였던 H&Q와의 거래에선 경영권 보장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FI 측은 가격이 성에 안 찼나 봅니다. "굳이 서둘러 매각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게 FI 측의 전언입니다.
FI들의 강력한 반대로 H&Q와의 거래가 무산된 지금 시점, 이번엔 FI와 동부그룹이 손을 잡고 제3의 원매자와 협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H&Q와의 거래가 불발되자마자 공개경쟁 매각으로 전환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말입니다.
결국, 제3의 원매자가 나타나면서 동부그룹과 FI의 또 다른 줄다리기는 한 달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도 양측간 합일점이 없으면 그때는 공개경쟁 매각 전환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부팜한농에 정통한 관계자는 "동부팜한농이 보유한 수천 개의 종자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만든 바이오 상품 등 기업가치가 상당하다"며 "이런 뛰어난 기업이 누구에게 팔릴지 관심과 우려가 크다"고 전했습니다.
동부그룹과 FI 간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엉켜있는 실타래를 푸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양측 모두 동부팜한농 매각을 결정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부팜한농이 하루빨리 좋은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