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고착화..수출 부진 올해 지속 가능성 높아
[뉴스핌=정연주 기자] 2분기 경제성장률이 0.3%에 그쳤다.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가뭄 여파에다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이 맥을 못추니 전례없는 완화정책에도 경제 성장률은 바닥만 기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은행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달성하기 어렵다.
<자료제공 = 한국은행> |
한은이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2.2% 성장에 그쳤다. 2013년 1분기(2.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기대비로는 0.3% 성장에 머무르며 5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보였다. 성장기여도 측면에서 농림어업이 0.2%포인트, 민간소비가 0.1%포인트, 순수출이 0.2%포인트 각각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성장률 저하에는) 메르스와 가뭄 영향이 상당부분 작용했다. 3분기 이후에는 소비 성장이 실현되면서 2분기 마이너스 영향이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국내 거주자 소비는 메르스 진정으로 회복됐으나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이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듯하다. 가뭄 여파는 최근 강우가 늘어나면서 고비는 넘긴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 성장률 하락이 메르스 등 일시적 요인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0%대 성장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순수출 기여도 저하가 심상찮다. 순수출 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0.6%포인트)이후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보다. 세계교역량이 10% 넘게 감소한데다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경제구조변화가 한 몫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1~4월 세계 70개국 수입시장 규모가 13.4% 줄었다고 발표했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은 구조적인 부진에 빠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유가 하락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도 증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 감소와 일부 품목에서 중국의 자체 생산 비중이 늘어나는 등 우리나라가 더 이상 중국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한은보다 낮은 2.6%로 제시한 바 있다. 메르스 등 일시적인 영향이 해소되더라도 무엇보다 정부의 추경효과 등이 속히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전망치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수출증가율은 빠르면 11월 플러스 전환이 될 수 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수출은 여전히 많이 어려울 것이며 장기적으로 봐도 크게 회복되긴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 경제의 기본 축이었던 수출의 마이너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추경을 통한 빠른 내수 확대가 필요한데 이 역시 어려워 보인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달성도 힘들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반면 2분기 성장률 추락은 일시적 요인이 컸다며, 3분기 1% 성장이 가능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도 정부의 추경이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분기 성장은 일시적인 경기 충격이 많이 겹쳐 있다. 기저효과 등으로 3분기에 1%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며 "다만 재정지출이 얼만큼 큰 영향을 끼치느냐가 관건인데 성장률이 0%대를 지속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작년과 같은 재정절벽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1~2분기에 반영되지 않았던 재정효과가 3분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대중국 수출 비중이 커 순수출 기여도가 높았지만 중국 자체 구조 변화로 수출이 부진을 겪는 등 우리나라 수출도 세계 경기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수출이 경제를 견인하는 상황은 지나가는 듯하다. 우리나라 경제는 변화단계에 이미 돌입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