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포스코 등 후보 거론업체 모두 부인…현재 주식가치 4528억원
[뉴스핌=황세준 기자] 대규모 부실 반영을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설에 대해 인수 후보(?) 업체들이 즉각적인 선긋기에 나섰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들에 대우조선해양을 정상화한 뒤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과거 이 회사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한화, 포스코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포스코와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무산된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여했다. 당시 한화가 6조30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까지 얻었다.
당시 한화는 3150억원의 입찰보증금까지 냈다. 대금 분할납부를 둘러싸고 산업은행과의 의견 차이로 딜이 깨졌지만 김승연 회장이 직접 챙기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진=김학선 기자> |
그러나 해당 기업들에 문의한 결과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부인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10월 매각설에 대해 산업은행이 부인, 당장 추진되는 게 아님에도 부정적인 입장이 확고했다.
포스코는 “절대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 15일 열린 2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도 질문이 나오지 않았는데 “혹시 대우조선 인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말씀 드린다”고 미리 선긋기에 나선 바 있다.
한화그룹도 “(인수자 거론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화는 또 대우조선 인수 무산 책임소재를 놓고 산업은행과 3150억원의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송은 산업은행이 2심까지 승소했고 현재 대법원 계류 중이다.
동종업계로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역시 “전혀 검토한 바 없는데도 대우조선 인수자로 항상 우리가 언급된다”며 부인했다.
또 다른 후보기업인 두산그룹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에 유사점이 있어 거론이 되는 듯 한데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31.46%의 지분(6021만7183주)를 인수하는 기업이 주인이 된다. 현재 주가는 27일 종가 기준 주당 7520원이다. 주식가치는 4528억3300만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해도 현재 시세로는 매각가격이 1조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7년 전 한화그룹이 써냈던 가격의 4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다.
관련업계는 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이 대우조선 인수에 단호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는 최근 불거진 부실 논란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이 현재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진단에 돌입한 가운데 대우조선의 부실규모가 2분기 반영될 것으로 알려진 3조원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참여했을 당시에도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등 해외사업장의 잠재부실이 변수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한화는 입찰제안서에 추가적 부실이 드러나면 3~5% 범위 내에서 가격조정 하는 조건을 걸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부실 계열사 구조조정 등을 이미 언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부실 규모를 확정하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진 나설 기업이 없을 것”고 전망했다.
2008년 이후 조선업계가 장기 불황기에 접어들었고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대우조선 인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계가 몰락하면서 한국이 조선강국으로 부상했었으나 이제 왕좌를 중국에 물려주게 된 산업구조로 가고 있다”며 “최소한 국내 조선업체 중에서는 대우조선을 인수할 기업이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헐값 매각 논란을 의식해 대우조선을 생각보다 싼 값에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매수자가 없는 시장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기업 가치를 정상으로 끌어올린 이후에 검토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