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로 줄어든 관료소비 비지니스·외식이 메워
[뉴스핌=이승환 기자] 시진핑 정부의 고강도 부패척결과 중국 경제침체 속에서 유례없는 영업난을 겪었던 바이주(白酒, 백주, 고량주)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오타이(茅臺), 우량예(五粮液) 등 주요업체가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며 형세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텐센트 재경 등 복수의 중국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바이주 대표기업 우량예가 지난 3일 주력상품인 '52도 우량예주(500ml)'의 판매가를 50위안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52도 우량예의 출고가는 기존 609위안에서 659위안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2012년부터 침체기에 진입한 우량예는 2014년 5월 52도 우량예주의 출고가를 729위안에서 609위안으로 120위안 인하했다. 당시 이 상품의 소매 판매가는 1109위안에서 729위안까지 하락했다.
우량예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번 가격조정은 인상이 아닌 원상복귀의 의미를 갖는다"며 "최근 우량예주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고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인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말에는 또 다른 바이주 대표 기업인 마오타이도 ‘53도 페이톈(飛天) 마오타이’의 가격을 100위안 오른 1199위안으로 상향 조정했다. 53도 페이톈 마오타이는 통상 바이주 가격흐름을 반영하는 표준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중,소 바이주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바이주의 가격이 평균 10위안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4년 바이주 주요업체 판매실적 |
업계 전문가들은 바이주 업체들의 잇따른 가격인상이 오랜 시간 침체를 겪었던 국내 바이주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주 시장은 지난 몇 년 시진핑 정부의 강도 높은 부패척결과 중국 경제둔화 속에서 가파른 쇄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지난 2013년 바이주 업계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1년 새 전체 시가총액의 40%가 증발했다. 당시 바이주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평균 30% 넘게 인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바이주 업계 전문가 샤오주칭은 바이주 시장 회복 요인에 대해 "과거 바이주의 주 소비층이었던 관료사회의 빈자리를 비즈니스 수요와 외식 수요가 대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바이주 소비 패턴이 이성을 되찾고 안정화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인상이 인하 전 가격과 비교해 높지 않은 수준이라 판매 감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8월5일 기준 중국 바이주 업체 중 상반기 실적이 공개된 기업은 라오바이간주(老白干酒, 600559) 한 곳이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56% 증가한 9억1469만 위안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41% 오른 304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지난 4일 중국증시에 상장된 바이주 기업들이 일제히 강세를 기록, 평균 4.56%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국태군안(國泰君安)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방정부가 바이주 소비에 대한 이성적인 태도를 되찾으며 마오타이, 우량예 등 고급 상품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며 "지난 상반기 주가상승에 따른 부의효과와 중추절(中秋节,중국의 추석)성수기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 바이주 업계에 불고 있는 국유기업 개혁 바람도 바이주 종목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광발(廣發)증권은 "바이주 업계 국유기업 개혁 방안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개혁이 진행되면 업체들의 경영능력이 향상되고 직원들의 적극성과 업무 효율성도 제고될 것으로 판단, 바이주 업체들의 성장이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