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QM3, 쌍용차-티볼리…한국지엠-임팔라?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내 외국계 자동차 회사인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의 대표 차종이 달라지고 있다. 스파크와 SM5, 코란도가 차지해 온 간판급 차종이 각각 임팔라, QM3, 티볼리로 바뀌고 있어서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에 대표 모델의 변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국지엠에서는 준대형차인 임팔라가 중요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사전계약에서 하루 200건 가량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월 4000대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한국지엠을 대표하는 모델이 스파크에서 임팔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 한국지엠은 '티코-마티즈-스파크'로 이어지는 경차 이미지가 강해 브랜드 이미지 격상에 애를 먹었다. 경차 시장 외에는 승용차와 SUV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영향도 있다.
임팔라의 판매 호조가 지속돼 대표 모델로 자리잡는다면 쉐보레 브랜드 이미지 개선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또 한국지엠은 임팔라를 렌터카 업체 및 대형 금융사 등 법인 자동차 시장에도 본격 투입하기로 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013년 연말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를 수입해 국내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다.
사전계약에서 준비한 물량 1000대가 7분만에 완판되는 신화를 갖고 있다. 정식 출식 후에도 밀려들어오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수입 모델로는 유일하게 누적 판매량 3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QM3는 SM5를 밀어내고 르노삼성차를 상징하는 모델이 됐다.
쌍용차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가 모기업의 인기 모델을 들여왔다면 쌍용차는 자체 개발을 선택했다. 이는 모기업인 마힌드라의 라인업 가운데 국내 들여올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모델이 티볼리로 지난 1월 출시 후 지금까지 내수에서만 2만2000여대 팔리며 쌍용차 판매 실적의 절반 가량을 책임졌다. 코란도보다 티볼리가 더 많이 언급될 정도로 빠르게 대표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표 모델 변경이 제품 믹스의 개선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최근 몇 년간 신차를 내놓지 못해 제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시기에 수입차는 빠르게 라인업을 넓히며 시장을 잠식해왔다. 소형부터 대형, 승용에서 SUV까지 전 라인업에 걸쳐 끊임없이 모델을 투입하며 소비자를 자극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3사가 시장의 요구 충족과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는 향후 라인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르노그룹이 발표한 탈리스만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준대형차를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쏘나타의 파워트레인을 7가지로 늘렸으며 K5는 듀얼 디자인까지 적용했다. 이 같은 기조는 그랜저와 K7, 아반떼 등으로 확대·적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사의 신차가 대표 모델로 부상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그동안의 제품 경쟁력 상실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지금의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해 적극적인 신차 출시가 이어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