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촉각' 잠재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발 충격이 온전하게 가시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의 외환보유액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외환보유액이 지난 6월 증시 대폭락 이후 급격하게 감소,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다.
중국인민은행[출처=신화/뉴시스] |
업계에 따르면 7월 한 달 사이 감소폭이 425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외환보유액이 전례 없는 속도로 떨어지는 것은 중국 정부가 증시 폭락에 따른 자본 이탈 및 위안화 하락에 대한 방어에 나선 결과다.
바클레이즈는 4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민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지난 7월 500억달러에서 8월 1220억달러로 대폭 확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속도로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할 경우 지난 6월과 12월 사이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4% 급감할 것이라고 바클레이즈는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 몇 주일 동안 중국 정부가 2000억달러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노무라는 8월 중국 환시 개입 규모를 1700억달러로 파악된다고 밝히고, 월간 기준으로 전례 없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1일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이 중국 정부 입장에서 상당한 ‘서프라이즈’였고, 예기치 못한 충격을 진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평가절하가 공격적인 위안화 매도를 불러일으키면서 중국의 시장 개입을 부채질했다는 것.
하지만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외환시장의 전략가들은 위안화 가치가 앞으로 6개월 사이 2%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달러/위안 환율이 최근 6.35위안 선에서 12개월 후 6.80위안까지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중국 인민은행의 환시 개입이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이 추가로 방출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저울질 하는 상황에 투자자들 사이에 위안화 약세 전망이 우세한 경우 중국 금융시장에서 국내외 자본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시장 개입에 따른 금융시장 왜곡과 잠재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투자 보고서에서 “중국 환시개입에 따른 결과를 감안할 때 앞으로 외환보유액이 얼마나 더 줄어들 것인가에 시선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환시 개입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다. 중국 정부가 공격적인 개입에서 발을 빼고 위안화 하락을 용인할 경우 최근 수개월 사이 주식부터 원자재까지 글로벌 자산시장에 나타난 도미노 폭락이 또 한 차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지구촌 경제 전반에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고조될 것으로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