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수출 비중 따라 수익 등락…유통업계, 유커 모시기 ‘화색’
[뉴스핌=강필성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하면서 유통·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매출의 희비가 달라지는 탓이다. 원자재 수입 등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식품업체는 손실계산이 분주한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높은 유통업계는 오히려 호재라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4분기 이후 1200원선을 지지대로 삼아 서서히 상승 분위기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초 해외 IB들의 평균 전망치는 1150원이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50원 오른 수치다.
위안화 절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원화가치의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내년 3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 육박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식품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수익 계산이 한창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높이지만 해외 원료를 수입하는 기업들은 손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적으로 CJ제일제당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447억1500만원의 세후 이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대상 역시 25억4400만원의 총포괄이익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오리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129억7800만원(지난해 기준)의 이익을 보게 되고 빙그레는 15억5300만원(반기 기준)의 이익을 얻게 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원·달러 환율이 더 상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에 맞춰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내부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경우 일부 업체는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운목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가치라 하락하면 업체별로 받는 충격은 다르지만 대체로 부정적이다”라며 “원재료를 해외에서 많이 조달하느냐, 국내 및 2차 가공 원료를 조달하느냐의 차이지만 어쨌거나 환율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유통업계는 상대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환율 정책은 관광객 유치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엔저’ 정책 이후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대거 줄어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더불어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쇼핑을 하기보다는 국내에서 직접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환율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중국인 관광객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더불어 해외 대신 국내에서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만 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