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팍스운용 간담회 "아베노믹스로 일본 제로성장 종말"
[뉴스핌=이에라 기자] "아베노믹스는 디플레이션에서 정상적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본격적인 성장국면을 맞은 일본 증시는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일본 스팍스자산운용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전망했다.
시미즈 유(Shimizu yu, 사진) 스팍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일본 경제가 1992년 이후 시작된 슈퍼 디플레이션의 제로성장시대를 마감하고 본격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시미즈 매니저는 "일본 기업의 수익체질이 2009년 이후 대폭 개선돼 2010년 이후 일본 기업이익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올해와 내년에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23%,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국면에서도 일본 시장은 전고점 대비 약 15% 하락했다"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선진시장과 비교해 볼때 일본 주식시장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 |
시미즈 유 스팍스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사진 제공= 스팍스자산운용> |
지난달 말 기준 일본의 토픽스 지수 주가순자산배율(PBR)과 주가수익배율(PER)은 각각 1.2배, 15.4배로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2.6배, 16.8배)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는 분석이다.
수급도 긍정적이다. 약 1300조원을 운용하는 일본공적연금(GPIF)이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아키야마 후미히토(Akiyama, Fumihito) 매니저는 "2013년 6월 일본 주식 투자비중이 12%였지만 올해 3월 기준 22%로 대폭 확대됐다"며 "일본은 물론 글로벌 최대 규모인 공적연금 기금 포트폴리오가 움직인다는 것은 다른 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도입한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도 증시에 긍정적이다. 야키야마 매니저는 "세금 혜택을 통해 개인자산을 자본시장으로 견인하고 있다"며 "장기성향을 갖춘 개인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슈트어드쉽 코드와 기업지배구조 코드가 자본시장으로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시미즈 매니저는 "일본 정부는 기업과 개인에 대한 금융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이라며 "기업의 경영자세를 바꿔야 한다는 측면에서 탄생한 것이 스튜어드쉽 코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이 단기 매매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해 경영 체질을 바꾸라는 것이 정부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일본판 스튜어드쉽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대상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코드는 주주를 중심해야 한다는 기업 의사결정 시스템을 본보기로 제시하는 내용이다.
일본 증시 상승의 주요 원동력이 엔화 약세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야키야마 매니저는 "일본 주식시장이 엔저 현상으로 올라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며 "환율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기 자동차 업종은 토픽스 내에서 시가총액 구성비율이 20~25%로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엔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베노믹스는 특정 업종이 아닌 전 업종에 걸쳐 고른 효과가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스팍스가 위탁 운용 중인 국내 최초의 일본 중소형주 투자펀드인 '본재팬펀드'는 지난 4월 출시, 8월말까지 누적 수익률이 5.84%이다. 비교지수인 토픽스 지수 대비 약 5.27%포인트 웃돌았다. 이 펀드는 2개의 전략으로 운용한다. 시가총액과 무관하게 장기적 관점에서 발굴한 중형주와 대형주, 성장 가능성에 근거해 찾아낸 중소형주에 절반씩 투자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시미즈 매니저는 본재팬펀드의 올캡 전략을 담당하고 있고, 아키야마 매니저는 매크로 전략을 담당 중이다. 이들이 현지에서 운용 중인 일본 중소형주 펀드는 지난달 말 기준 5년간 279.15%의 수익 냈다. 비교지수인 토픽스 대비 약 166.78%포인트의 초과성과를 달성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