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폭력행위·물류 봉쇄 중단해야" vs 지입차주 "사측 대화 의지 無…압박 강도 높일 것"
[뉴스핌=함지현 기자] 풀무원과 풀무원의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연대본부 소속 지입차주 간 갈등의 골의 깊어지면서 풀무원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풀무원측의 영업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3월 합의한 '도색유지서약서'가 발단이 됐다.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 40명은 차량외부에 도색된 풀무원 브랜드CI와 관련, '용역차량의 외관 상태를 유지하고 어떠한 훼손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도색유지서약서를 각자 회사에 제출했다.
그런데 지입차주들은 이 도색유지 서약서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쓰인 '노예계약서'로 규정, 폐기를 요청하면서 파업에 나선 것이다.
◆풀무원 "폭력행위·물류 봉쇄 중단해야"<사진제공=풀무원>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이 살상 위협용 새총, 죽봉까지 동원한 극단적인 폭력행위와 물류 봉쇄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단을 주문하고 나섰다.
풀무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충북 음성물류사업장 화물 지입차주 40명이 18일째 대형 트럭으로 회사 정문을 수시로 봉쇄하고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파업차량을 대신해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대체차량에 돌을 던지거나 살상능력이 있는 새총으로 구슬탄을 운행중인 차량 운송기사에게 발사했다"며 "보도블럭과 소화기·죽봉을 휘둘러 위협하고 폭행해 부상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풀무원은 추석대목을 앞두고 배송이 시급한 신선식품 물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번 화물연대의 불법시위와 폭력적인 출차 방해로 인해 납품이 2~3시간씩 지연되는 것은 보통이고 전국적인 배송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풀무원측은 이같은 지입차주의 파업으로 인해 물류피해가 심각하다는 입장이다.
출무원측은 이들의 정상적인 물류 운송을 방해로 인해 현재까지 피해 금액이 약 10억원 달한다고 추산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이같은 피해금액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바른 먹거리'를 내세운 기업의 이미지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풀무원은 지난 20일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이 국제행사인 '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충북 괴산군 괴산읍 엑스포농원에 설치된 풀무원 홍보관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자 이 부스를 폐쇄한 바 있다.
제1회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세계 유기농 발전을 위해 충북도와 괴산군 주최로 지난 18일부터 24일간의 일정으로 74개 해외기업과 외국인 4만 명을 포함해 66만 명이 방문예정인 국제행사다.
풀무원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은 양쪽에 모두 좋지 않다"며 "조속히 해결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지입차주 "사측 실질적 대화 의지 無…압박 강도 높일 것"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측은 이같은 풀무원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다.
임종운 화물연대 충북지부 음성진천지회장은 풀무원측이 주장하는 구슬탄 발사 등에 대해서는 "집회 당시 풀무원측의 도발에 일부 흥분한 차주들이 몸싸움을 하기는 했지만 쇠구슬총을 쏘거나 하지 않았다"며 "살상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풀무원측의 자작극"이라고 말했다.
또한 물류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사측의 입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물건을 받는 측에서는 다른때 보다 더 빨리 받는다고 할 정도로 문제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임 지회장은 사측이 대화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 앞으로 불매운동 확산이나 물류 봉쇄 강화 등 풀무원을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는 뜻도 밝혔다.
그는 "회사측에 '풀무원 나쁜짓거리' UCC를 삭제할테니 협상에 나서자는 제안을 했다"며 "하지만 사측이 실질적인 대화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측은 지난 10일 배송기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지적하는 '풀무원 나쁜짓거리'라는 제목의 UCC 두 편을 올린 바 있다.
그러면서 "물류에 이상이 없어서 풀무원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소극적인 불매운동을 했지만 앞으로 강도를 높이고 물류에 차질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등 회사를 압박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