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국감에 총선 앞두고 지역구까지 챙겨야
[뉴스핌=김지유 기자] "추석연휴요? 친정은 한 번도 가본 적 없어요. 시댁에도 겨우 가는 걸요."
국회 국정감사 사이에 낀 추석 연휴에 국회의원실 여자 보좌관들은 더욱 힘들다. 국감 준비만으로도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인데 추석까지 챙기느라 마음까지 녹초가 돼버렸다.
국감은 국회의원 의정활동에서 가장 큰 이벤트이다. 쓴소리, 눈길을 끄는 자료를 통해 언론에 얼굴을 비춰 대내외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번 국감은 민심과 당원들의 지지도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감은 매해 추석이 지나고인 10월께 열렸기 때문에 올해라고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올해 국정감사가 추석 전후로 나눠 두 차례 열린 관계로 심적 압박은 더욱 가중됐다. 거기에 본격 총선체제 돌입을 위한 준비를 위해 지역구도 챙겨야 해서 마음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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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소속 국회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는 기혼 여성 보좌관은 추석 연휴 전날에도 국감 자료 챙기느라 조기 퇴근은 꿈도 못꾼다.
이 보좌관은 "공무원들이 추석에 쉬는 만큼 우리도 오늘 일을 해놓아야 한다"며 "지금도 너무 바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시댁이 경기도라 그나마 사정이 낳은 편"이라면서도 "추석 당일에 시댁에 갔다가 오후에는 다시 출근해 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17대 때도 국회에서 보좌를 해봤기 때문에 노하우가 생겼다"면서 "다른 형제들의 며느리들과 차례 음식을 나눠서 준비하는데 저는 과일 등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배려를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초선 국회의원을 돕고 있는 보좌관은 "사실 매해 국감을 앞두고 추석을 지냈기 때문에 생각보다 괜찮긴 하다"면서도 "처음에 국감을 추석 전후로 나눠한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당황했었다"고 회고했다.
국회의원을 9년간 보좌했다는 그는 "추석 전날 시댁인 부산에 내려갔다가 다음 날 올라올 계획"이라며 "워낙 예전부터 바쁘게 일하다 보니까 시댁에서 많이 이해를 해 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친정이 서울인데도 추석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며 "그래도 친정이 가까우니까 평소에 더 챙길 수 있어서 사정이 낫다"고 말했다.
결혼적령기 미혼 여성도 고충은 있다.
남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한 비서관은 "예비시댁에서 명절에 식구들이 다 모이는 만큼 와서 인사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선뜻 응하기 어렵더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일찍 가서 음식 만드는 일도 돕고 집안 어른들께 점수를 잘 따고 싶다"면서도 "아직 날을 잡은 것도 아니고 워낙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