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도 대출 담보로 잡혀있고 실적도 적자
[뉴스핌=윤지혜 기자] 최근 쌍방울이 중국기업과 리조트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주 만에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지만 IB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사업에서 쌍방울이 부담할 자금이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쌍방울의 현금 유동성 지표가 부진해 '투자자금조달'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쌍방울은 전거래일 보다 9.65% 상승한 3750원에 마감했다. 쌍방울 주가는 중국과 합작사업 추진이 발표된 지난 16일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8거래일 동안 3배 이상 뛰었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며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쌍방울의 현 사업구조와 현금흐름 상황에서 중국 금성그룹과 대규모 리조트 사업에 대한 투자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지에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방울은 최근 영업현금창출력이 하락하면서 부채상환계수, 단기성차입금(FCF)등 전반적인 현금 유동성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쌍방울의 주력사업인 내의시장의 성장정체와 경쟁심화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단기차입금 축소 등 재무상태 개선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번에 진행하는 리조트 사업은 1조8000억원 규모로 투자비율은 금성그룹과 쌍방울 각각 7대3이다. 쌍방울이 부담할 투자금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쌍방울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12년을 기점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2년 영업익 56억원에서 2013년 5억원으로 급락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익은 30억원에서 -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2년까지 전무했던 사채 규모도 2013년에는 14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쌍방울의 신용등급은 한 단계 강등됐다. 지난 5월 쌍방울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제2회 무보증교환사채 신용등급 'BB'(안정적)을 받았다.
이희정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2012년까지는 경상적인 수준의 투자지출을 해오며 매년 차입금을 감축했으나 2013년부터는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현금흐름이 부진하고 차입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판매 비중을 확대하려 하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실적이 나오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뿐만 아니라 보유 유형자산이나 기존사업으로부터 새롭게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현금성 자산은 43억원이 있고 토지·건축물 등 유형자산은 107억원 정도 있지만, 일반자금대출과 무역금융을 위한 담보로 잡혀있다.
지난 24일에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89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사업 MOU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아직 본계약 체결이 안 됐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쌍방울의 체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 마련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익계산서상 영업실적뿐 아니라 보유 자산이나 현금흐름 등에서도 자금 조달처를 찾기 어렵다"며 "현 신용등급으로 은행권 기업금융을 조달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