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자금시장 경색 방지 정책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데까지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신용평가사로부터 제기됐다.

28일(현지시각)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s)는 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이 은행대출 축소를 막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애초 기대했던 대출 확대 효과는 가져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TLTRO는 ECB가 싼 이자로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은행이 이 돈을 기업에 싼 이자로 대출해주는 구조의 경기 부양책이다. 금리인하와는 별도로 실물 경기에 돈이 직접 들어갈 수 있게끔 ECB가 선택한 방법이다.ECB는 지난해 9월 후 다섯 차례의 TLTRO를 통해 은행에 총 4000억유로의 유동성을 주입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기업 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40억유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TLTRO에 대한 초기 수요 역시 이전에 실시됐던 LTRO 자금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ECB가 실시한 TLTRO 자금이 실물경제에 유입되지 못해 자금의 선순환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피치는 ECB가 내년까지 세 차례 TLTRO를 더 시행하겠지만, 대출 확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은행들의 대출 수요는 크게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 6월과 9월의 부진한 TLTRO 입찰 결과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알베르토 갤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애널리스트는 "TLTRO는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며 "그러나 은행들이 자본이 부족해 대출을 늘리기를 꺼리고 있고 기업들도 투자하는 데 쓰기 위해 대출을 받는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