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뒤 수요 늘고 70~80달러로 회복 예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사수를 위해 충분한 원유 생산을 지속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가 저유가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 충족을 위해 생산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내달 4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도 감산으로의 분위기 변화는 감지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배럴당 최고 115달러까지 오르던 국제 유가는 작년 11월 OPEC이 생산량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5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1년 추이 <출처=CNBC> |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유가가 하락하면 감산 카드를 꺼내 드는 사우디 덕분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가 100달러 수준은 항상 안정적으로 맞춰질 것이란 믿음이 있었지만 사우디의 정책 변화로 이 같은 가격 안정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사우디 석유공사 아람코의 칼리드 알 팔리 회장은 "지금은 (가격 안정을 위해) 시장 스스로가 움직이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며 "감산에 관한 논의는 전혀 오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석유 기업은 물론 사우디 국내 경제까지 저유가 장기화로 재정적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경쟁을 위해 또 한번 감산 불가 방침을 밝힌 사우디 정부에 대한 비난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앞으로 1~2년 뒤면 석유 수요가 충분히 늘어나고 가격도 배럴당 70~80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여 지금의 생산 정책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사우디는 당분간은 저유가로 인한 타격을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연기 등 지출 축소로 견뎌 보겠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저유가 상황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팔리 회장도 "저유가로 인한 고통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다만 개발 프로젝트를 아예 취소하는 석유 업체들에 대해서는 향후 수급여건 변화로 인해 유가가 반등할 것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팔리 회장은 "앞으로 5~10년 뒤에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