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원유와 상품 가격의 하락에 뉴욕증시가 약세 흐름을 보였지만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뚜렷한 호악재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주가는 보합권에서 횡보하는 움직임이다. 투자자들은 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회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1.13포인트(0.17%) 내린 1만7792.6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58포인트(0.12%) 떨어진 2086.5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2.44포인트(0.05%) 소폭 하락한 5102.48에 마감했다.
연말과 내달 ‘빅 이벤트’를 앞두고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연출하고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다만, 원유를 포함한 상품 가격 등락에 주가가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 역시 유틸리티 섹터가 1% 이상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유가가 0.15% 완만하게 내렸고, 구리를 포함한 금속 상품이 추가 하락하면서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
상품 가격의 파장을 상쇄할 만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할 만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장 초반 사우디 아라비아가 유가 안정을 위해 산유량 조정에 나설 의사를 밝히면서 유가는 상승 탄력을 받았지만 내림세로 돌아섰다.
FBN 증권의 제러미 클라인 전략가는 “상품시장의 대혼란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보일 경우 주가가 크게 밀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조정의 폭이 제한적”이라며 “일단 투자자들은 내달 초 발표되는 11월 고용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새런 캐피탈의 애덤 새런 대표는 “주식시장이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주 상승세를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S&P500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1년래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3%를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고, 이에 따른 부담이 주 초반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해외 악재들이 상당수에 이르지만 뉴욕증시는 두려움의 벽을 타고 오르는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이 내놓은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잠정 52.6으로 집계돼 전월 최종치 54.1에서 하락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역시 밑도는 것이다.
10월 기존주택 판매 역시 연율 기준 536만건으로 전월 대비 3.4% 줄어들었다.
종목별로는 알코아가 4% 이상 랠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폴 싱어가 이끄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6.5%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자’가 밀려들었다.
보험사 AIG는 기업 사냥꾼으로 통하는 칼 아이칸이 거대한 몸집으로 인해 성공할 수 없는 구조라고 비판, 3개 기업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1% 이내로 올랐다.
제약사 화이자는 알러간을 160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3% 가량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