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상황 나빠지면 외식비 식료품비 의류비 먼저 줄여
[뉴스핌=정경환 기자] 고소득층은 소득이 더 늘어난 반면 저소득층은 부채가 더 늘었다. 우리사회 '부익부 빈익빈(富益富貧益貧)'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가구소득이 월 6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에서 소득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1.0%였다. 반면, 월 300만~400만원 미만인 소득층에서는 가구 부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30.4%)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동시에 월 6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23.4%만이 부채가 증가했다고 답했고, 월 300만~400만원 미만 소득층에서는 소득이 증가했다는 응답 비율이 22.6%에 그쳤다.
평균적으로는 가구소득이 '증가' 또는 '동일(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각각 16.8%, 59.3%로 2013년 조사 때보다 0.2%p, 2.1%p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해 가구부채가 '동일(비슷)'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6.2%로 1.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년 가구의 재정상태는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6.6%가 올해와 크게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22.8%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구의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내년의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월 6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43.1%가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고,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13.6%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월 300만~400만원 미만 소득층은 '좋아질 것'이란 응답이 27.9%, '악화될 것'이란 응답이 19.3%였다.
내년 가구의 재정상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22.0%가 악화될 것으로 본 데 비해, 19~29세는 이 비율이 12.7%에 그쳤다. 반대로 내년 가구 재정상태가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19~29세가 37.5%, 60세 이상은 7.8%다.
▲ 2015년 사회조사 결과, 통계청. |
가구의 재정상황이 나빠질 경우, 우리 국민은 먹는 것, 입는 것, 보는 것 순으로 줄인다고 답했다.
가구의 재정상황이 악화된다면, 제일 먼저 소비를 줄일 지출항목은 '외식비(49.2%)', '식료품비(32.8%)', '의류비(31.8%)', '문화여가비(30.3%)' 순으로 나타나, 우리 국민은 재정상황이 나빠질 경우 먹는 것, 입는 것, 보는 것 순으로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의 소비생활 만족도는 약 절반이 '보통' 수준이었다. 19세 이상 인구 중 의식주, 여가 및 취미생활 등을 포함한 현재의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48.1%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소비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은 0.3%p(13.6%→13.9%) 증가하고, '불만족'하는 사람은 1.5%p(39.6%→38.1%) 감소했다.
한편, 사회경제적으로 자신이 중간 또는 상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2013년 조사 때보다 더 늘어났다.
2015년 가구주의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의식 조사(만 13세 이상)에서 '상층'이라고 답한 비율이 2013년 1.9%에서 올해 2.4%로 늘었고, 같은 기간 '중간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51.4%에서 53.0%로 증가했다.
가구소득이 500만~600만원 미만일 때 '중간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자신이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중상(17.9%)'보다 '중하(35.1%)'의 비율이 더 높았다.
다만,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가능성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생동안 노력을 한다면 본인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1.8%로 2013년 때보다 6.4%p 낮아졌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