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 "고통 이제 시작"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하이일드 본드의 손실이 날로 불어난 데 따라 관련 채권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브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정크본드 펀드의 자금 상환을 동결시켰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켰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기업 사냥꾼으로 통하는 칼 아이칸이 하이일드 본드 시장의 고통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투자가들 사이에 비관적인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15~16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은 시장을 필두로 이미 파장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1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정크본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아이셰어 아이복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ETF의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가 장중 43만건을 넘었다.
이는 최근 20일 평균 거래 규모인 4만8000건에 비해 9배 높은 것으로,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이일드 본드의 수익률 상승과 스프레드 확대는 최근 발생한 사안이 아니다. 정크본드는 연중 약세 흐름을 지속했고, 2008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첫 손실을 낼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라 정크본드의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원자재 가격이 낙폭을 확대하면서 정크본드 시장에 이중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가운데 서드 애비뉴 매니지먼트가 관련 펀드의 상환을 동결시키면서 경계감을 크게 자극한 것으로 파악된다.
옵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시에 신용부도스왑(CDS)의 리스크 프리미엄 역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100개 투기등급 기업의 회사채를 추종하는 CDS인 마킷 CDX 노스 아메리칸 하이일드 인덱스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514.52bp까지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알렉스 코소글리야도프 BMO 캐피탈 마켓 주식파생상품 대표는 “투기거래자부터 헤지를 하려는 투자자들까지 하이일드 본드의 하락 포지션 설정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며 “상품시장의 지속적인 하락이 이 같은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칼 아이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하이일드 본드의 조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더 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가들은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내주 연방기금 금리를 25bp 인상할 때 원자재 섹터의 정크본드가 커다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