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기준 2년만 최저.. 한은 "장기적으로는 증가 가능성"
[뉴스핌=정연주 기자] #위안화예금에 관심이 식은지 오래됐어요. 중국금리가 기습적으로 계속 인하되는데 굳이 찾을 이유가 없죠. 정책 영향에 유의미하게 늘 수 있겠지만 너무 먼 얘기네요. (A은행 자금부 관계자)
위안화예금 잔액이 중국 정부의 완화정책 영향 등으로 2년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화예금보다 실수요 요인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금리 매력도마저 줄어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위안화예금 잔액은 65억6000만달러로, 2013년 11월 말(41억7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10월 말 217억달러까지 늘었다가 점차 줄어, 급기야 올해 9월 말에는 100억달러를 밑돌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 거주자외화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30%를 넘어서다가 올해 11월에는 10.5%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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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예금은 특성상 개인보다 기업 수요가 많다. 그 중 위안화예금은 달러화예금보다 투자목적의 자금 비중이 크다. 달러화예금의 경우 기업들이 달러화를 주 결제통화로 사용해 실수요 목적의 자금이 많지만 위안화예금에는 고금리를 노린 자금이 대다수다.
그러나 중국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대규모 완화정책을 펼치면서 금리 매력도가 하락했다. 지난해 자금 사정이 여의치않아 고금리로 자금을 유치했던 중국계 은행이 풍부해진 유동성에 고금리 제시 유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실제 연초 4%에 육박했던 1년만기 위안화예금 금리는 현재 2.5%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위안/원 스왑레이트는 지난해 5월 0.5%를 넘어섰다가 현재 월평균 -2.6%을 기록 중이다.
결국 위안화예금과 원화조달금리차에 스왑레이트(현물환율과 선물환율 차이)를 감안한 차익거래유인이 사실상 소멸된 셈이다. 차익거래유인은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마이너스 상태다. 이에 올 7~10월 대규모 만기가 도래했던 위안화 정기예금 가입자들은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났다.
KEB하나은행의 11월 말 위안화예금 잔액은 1억299만달러(6억7420만위안)으로 지난 3월 말 1억4866만달러(9 억7315만위안)보다 30.7%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3월 말 1514만달러에서 7월 말 1975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줄어 11월 말 1904만달러에 머물러 있다.
B은행 관계자는 "7월경 관련 잔액이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며 "사실상 위안화예금의 신규 유입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한은 "기업 무역거래 활성화되면 위안화 예금 증가할수도"
그 외 위안화 보유 가치가 줄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경기 우려 속에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추가 절하 의지를 내비치고 있으며 실제 지난주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CNY) 환율은 6.4162위안으로 종가 기준으로 4년래 최고(위안화 약세)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도 위안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은 달러/위안 환율이 내년 상반기중 6.8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보여 위안화예금 가입자들의 환차손 우려도 높아졌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정책금리 인상 기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위안화예금은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한 감소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기업의 위안화 실수요 증가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위안화예금 비중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이정욱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장은 "기업 쪽 위안화 실수요가 늘어나고 이를 뒷받침하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안정적으로 조성되면 위안화예금도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추세가 될 것"이라며 "현재 대중무역관계에서 위안화 결제 관행이 확대되는 것이 가장 큰 포션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