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연준은 양치기소년" 편견 여전
[뉴스핌=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월가는 아직까지 못미더운 모습이다. 내년 금리 전망과 관련해 연준과 월가는 여전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이를 좁히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내년 4번의 금리 인상을 점치는 반면 월가 트레이더들은 2번의 인상을 내다보고 있다며, 연준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통화정책 운용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의 금리 전망은 16일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 17명 가운데 가장 많은 7명이 내년 말 금리 전망으로 1.25~1.5%를 점쳤다. 한 번에 25bp씩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총 4번의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준 점도표 <출처=FRB> |
반면 같은 날 유로달러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예상한 내년 말 연준 금리 전망은 0.92%로 나타났다. 이번에 인상된 금리 수준 0.25~0.5%에서 두 차례 정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과 월가의 금리 전망 차이가 이처럼 벌어지는 것이 서로 다른 전망치 집계 방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월가가 연준의 말을 그만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연준이 금리를 현재 전망대로 네 차례 올리려면 미국의 성장률이 가속화하고 연준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는 물가도 올라야 한다.
RBC캐피탈마켓츠 선임 미국이코노미스트 제이콥 오비나는 "월가의 금리 전망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세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을 반영한 것이긴 하다"며 "연준이 금리를 변경할 때 시장이 금리 변경 속도를 저평가하는 것은 흔한 일인데 이번은 제로금리가 워낙 오래된 탓에 더 두드러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해치우스는 연준 전망이 낙관적인 쪽으로 다소 치우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결국 시장 관측자가 아닌 정책 수립자이며 그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금리가)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점도표 상 2018년 이후 금리 전망은 3.25~3.5% 수준으로 수렴되는데 내년 말 전망치는 그만큼 오르기 위한 한 단계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점도표는 단순한 전망이라기 보다는 선제적 가이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에서 금리 전망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좌우하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월가가 연준의 금리 전망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재닛 옐런 연준의장 역시 이달 초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소비자와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낮아지고 있는 것은 실제 인플레이션에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