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지속에 M&A 등으로 공급 축소될 듯
[뉴스핌=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올해 원유를 필두로 상품시장 전반이 급락세를 연출한 가운데, 곡물 등 이른바 '소프트 원자재(Soft Commodities)' 상품선물 가격은 내년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3일 프랑스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리요네(CLSA)는 석유나 철광석 구리 등 '하드(Hard)' 원자재의 경우 공급과잉에 수요 부족 문제까지 겹쳐 부담이지만 소프트 원자재의 경우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소프트상품은 쌀, 코코아, 커피, 원당 등을 비롯한 농산물을 가리킨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마크 코넬리 CLSA 애널리스트는 "소프트 원자재 상품의 경우 공급문제는 대개 저절로 해결되며 남미에서는 이미 경작지를 축소한 상태로 내년에 (생산을)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곡물가격 하락으로 업계에서 생산을 줄이면서 다시 가격 상방 압력이 가공식품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품 수요의 경우 경기를 타지 않는데 이는 지난 2013년 중국서 불량 닭고기 파동으로 관련 소비가 줄었음에도 1인당 전체 칼로리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코넬리는 중국서 닭고기 소비가 다시 반등했으며 관련 동물사료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추세는 미국에서는 이미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년에 관련 업계에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활발할 것이란 전망도 공급 축소를 시사해 가격에는 상승 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대형 농업생물공학 업체 몬산토가 경쟁사인 스위스 신젠타를 인수하려다 불발되면서 미국과 유럽 내 관련 업체들이 M&A에 대거 동참할 전망이며, 중소 업체들 간에도 활발한 M&A가 예상된다.
BMI리서치 선임 상품애널리스트 오렐리아 브릿쉬도 "내년 농산물 시장이 전체 원자재 지수보다 선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곡물 및 일부 소프트 원자재 선물의 경우 글로벌 공급 여건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들 역시 농산물에 대해 꾸준히 가격 상승 베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화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헤지펀드들은 면화 등 주요 농산물 13개에 대해 순매수 포지션을 2만1000계약 더 확대하며 4주 연속 순매수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