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무식 없어···내부 어수선한 분위기 추스리기
[뉴스핌=김신정 기자] 연말을 앞두고 SK그룹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최태원 회장의 가정사 고백에 따른 여파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어제와 오늘 서울 서린동 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어수선한 분위기로 연말 종무식도 올해는 없다. 다만 내년 1월 4일 시무식은 열 계획이다.
SK그룹 내부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팽배하다. 최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기업내 크고 작은 M&A성사 등으로 회사에 활기가 넘치는 듯 보였으나 또 한번의 악재가 터지면서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출퇴근 길 사무실로 들어가는 SK직원들도 담담한 표정이 역력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어떠한 언급도 삼가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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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사진=SK그룹> |
최 회장의 가정사 고백으로 뒤숭숭한 SK 내부에선 임직원을 상대로 내부 추스리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한동안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 발표 등 경제 살리기에 매진했던 최 회장의 부재로 기업의 경영활동에 혹시 지장을 받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기업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나아지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특히 최 회장의 이혼 발언에 대해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어 파장은 쉽게 가라않지 않을 전망이다.
이혼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유책주의를 들어 서로에 대한 폭로 공방이 예견되는데다 재산분할에 따른 그룹 지배구조 변화 등 자칫 기업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현재 SK㈜ 지분 1646만5472주, 지분 23.4%와 SK케미칼 지분 0.05% 등을 가지고있다. 노 관장은 SK㈜ 지분 0.01%과 SK이노베이션 0.01%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지만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는 SK계열사 지분은 없다.
자칫 이혼소송으로 갈 경우 노 관장이 아버지인 노태우 정권시절 즈음에 SK그룹이 인수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에 대한 자신의 몫을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우려는 벌써부터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과 SK주가는 이틀 연속 흔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전날 6.52% 하락한데 이어 이날 소폭의 조정을 받고 있고 SK는 5%넘게 급락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1%가량 하락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내 정서상, 공개적으로 외도사실과 혼외자 공개,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 최 회장 개인과 그룹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된 지 불과 4개월만에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대기업 총수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요즘 정서상 기업CEO에게도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요즘 정서가 바뀌고 있다지만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은 구분이 돼야 한다"며 "향후 기업 오너의 개인사가 기업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질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