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IT 꼽혀..영화, 게임, 전기차 등도 주목
[뉴스핌=고종민 기자] 증권가에서는 스몰캡 분야에서 '중국' 테마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형주간 인수·합병(M&A)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핌이 10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중국 테마로 인한 스몰캡 급변동 가능성을 예고했다.
그 대상 업종으론 IT(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이 꼽혔다. 중국계 자본이 들어오거나 중국 내 관련 산업의 성장이 국내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곳은 IT다. 10명 중 3명이 중국 등 해외 자본의 먹잇감으로 IT를 꼽았다.
양석모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중국 테마로 급등하는 스몰캡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IT 집중육성정책을 펴고 있으며 기술력 높은 국내 경쟁사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주요 IT 기업은 여전히 중국과의 기술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중국자본의 M&A 주타켓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중국 반도체산업 성장은 정부가 이끌고 있다. 중국 국무원(전국인민대표대회의 집행기관이자 최고 국가행정기관)이 지방 정부에 IT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독려하는 등 관련 업계 성장을 위한 전방위 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지원을 받은 업체들 중 상당수가 해외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업체가 칭화유니 그룹과 BOE다.
칭화유니는 지난해 스프레드트럼, RDA마이크로 등을 인수했다. 올해 들어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의 인수(230억 달러)까지 제안한 바 있다.
BOE 또한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하이디스를 인수해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 한 바 있다. 지금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시장에 큰손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 중국계 사모펀드 등 다양한 자금들이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업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여기에 상당수 국내 IT 부품업체들이 스마트폰 성장 둔화로 인해 M&A 시장에 나올 수 있어 올해 보다 M&A 거래 건수와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관련 회사들은 호황기를 누리면서 돈을 쌓아두기도 했으나 반대로 급격한 성장둔화로 어려운 회사들도 많아졌다"며 "스마트폰의 성장둔화로 인해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려는 기업과 매각을 시도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업체들을 향한 러브콜도 뜨겁다. 이미 넷마블, 파티게임즈 등 게임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로 시작돼 NEW, 키이스트, 초록뱀미디어, 레드로버 등 미디어·콘텐츠 업체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스몰캡 팀장은 "국내 콘텐츠(드라마·영화제작, 애니메이션, 게임 등) 기업의 기술력과 작품 퀄러티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왔다"며 "그들이 생산하는 콘텐츠 단가도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가치는 현저히 저평가돼 있어 M&A나 지분투자 유치가 잇따를 것으로 봤다.
특히 아직 중국 지분이 진입하지 않은 온라인 콘텐츠 보유업체, 신규 컨텐츠·미디어 보유업체, 중소형 영화·드라마 제작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상당부분 나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전기차·전자결제 등 신사업분야에 대한 M&A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탁근 대우증권 투자정보지원부 스몰캡비즈니스 파트장은 "올해 한미약품 사례처럼 민간 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개발 투자, 공공부문의 투자 관련 규제완화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맞물려 M&A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갑호 교보증권 스몰캡 팀장 또한 "전통산업의 성장동력이 많이 약해져 있다"며 "O2O, 전자결제,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성장동력을 갖춘 회사들에 대한 M&A 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삼각분할합병, 특별법(원샷법) 등 정책적인 이슈도 M&A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지난 11월 M&A활성화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통과(2016년 3월 시행)시켰다. 모회사의 주식을 활용한 주식교환 방식 합병, 소규모 주식교환 요건 완화, 인수 합병의 대가로 자기주식 이전 허용 제도 정비 등이 핵심이다.
아직 여야간 합의하지 못한 원샷법은 인수합병시 절차 간소화, 지주회사 규제완화, 세제혜택 등을 포함하고 있다.
유명간 대우증권 연구원은 "M&A의 대상에 이름을 올릴 기업은 낮은 대주주 지분율(33% 미만)과 저평가된 기업"이라며 "또 이미 높은 수준의 ROE로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M&A 타겟이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파트론, 한솔테크닉스, 광동제약 등이 피인수 가능성을 안고 있는 중형주"라며 "토비스, 오이텍, 알에프텍, 엘엠에스, GST 등이 요건에 해당되는 소형주"라고 꼽았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