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서비스중단에 주가 급락, 온라인여행업 위축 전망
[뉴스핌=백진규 기자]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취날(어디가니)'과 항공사·호텔과의 분쟁이 심화하면서 제휴관계가 잇따라 해지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항공사들이 취날과의 제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한데 이어 호텔들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상태다. 수수료분배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대립이 장기화되면 온라인여행사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항공사, 호텔 취날에 잇따라 보이콧 선언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취날 <사진=바이두(百度)> |
지난 4일, 중국항공과 동방항공은 취날 고객들과의 법적 분쟁을 이유로 취날과의 제휴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고객들의 무분별한 항공권 예약 취소로 객실 운영이 어렵고, 반대로 항공사가 항공편 시간을 조정하면 법적 분쟁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곧바로 남방항공과 해남항공도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이 주장하는 취날 고객과의 법적 분쟁은 표면적인 이유”라면서 “근본적인 원인은 취날과 항공사 사이의 판매 수수료 분배에 있다”고 분석했다. 항공사가 온라인 여행사에 끌려다니는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사전에 서로 협의했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엔 정부 정책도 연관이 있다. 2015년 상반기, 국무원은 항공사에 향후 3년 내에 항공권 직접판매 비율을 50%이상으로 높이고 대리판매 수수료는 2014년보다 더 낮추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온라인여행사의 항공권 대리판매 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취날은 작년 10월 시트립과 합병 후 중국 항공권 시장 65%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1~3분기 기준, 취날의 항공권 대리판매 수익은 6억위안으로, 취날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비행기표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취날의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건 아니기 때문에, 취날은 그동안 항공사들간의 가격경쟁을 부추겨 왔다. 비행기표 가격이 1위안만 저렴해도 검색창 상단에 위치하는 검색방식에 항공사들은 불만을 가져왔고, 대신 비행시간과 환승시간을 위주로 한 검색 시스템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해 왔다.
여기에 호텔업계도 항공사들과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 작년 11월 ▲뤼디(綠地) ▲하이항(海航) ▲중싱허타이(中興和泰) ▲야둬(亞朵)의 4개 호텔 체인이 결성한 ‘중국미래호텔연맹’은 이번에 항공사들과 함께 취날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추가적으로 다른 호텔업체들도 보이콧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 대립 길어지면 전체 온라인여행업계에 악영향
이번 중국 온라인여행사 분쟁은 단순히 취날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작년 한해 온라인여행사 시장에 인수합병 붐이 일면서 수수료 분배 문제가 주목 받지 못했지만,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인 만큼 터질 일이 터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 내에서 온라인여행사 의존도가 높은 한국 항공사의 경우, 중국 항공사들의 보이콧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이 길어지면 최악의 경우 전체 온라인여행사 중국 고객이 이탈하면서 한국 항공사들의 항공권 판매량 감소의 가능성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사와 호텔에 협상의 우선권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첫째, 어플리케이션 시장의 발달로 메이저 항공사들은 자체 앱에서의 항공권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분쟁을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취날의 시장 점유율이 높긴 하지만 다른 온라인여행사들도 많고, 온라인여행사들끼리 협력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는 평가다. 반면에 항공사와 호텔은 서로 긴밀한 협조를 통해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1월 6일 현재, 취날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중국항공, 동방항공의 비행기표를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콧이 길어지면 점점 취날 내에서의 물량이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선택도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작년 12월 31일 52.72위안이던 취날 주가는 올해 1월 5일 기준 43.94위안으로, 16.7%하락했다. 중국 전체 증시 하락세를 감안해도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이다. 1월 4일 취날 창업자인 좡진차오(莊辰超)는 사의를 표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