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후보자, 대만과 경제협력 강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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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청문회에서 대만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대만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국교가 단절된 상황에서 당장 FTA를 추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시 대만과 양자협정을 맺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변화와 중국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만과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게 통상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가 중국과 FTA를 체결했지만,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잘 아는 대만기업과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 대만과 14년째 국교 단절…외교 정상화가 선결과제
한국과 대만은 지난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국교가 단절됐다. 당시 노태우 정부가 중국과의 수교를 추진하면서 대만 측에 철저히 비밀로 한 게 단초가 됐다.
이후 대만은 배신감에 '국교 단절'을 선언했고, 양국은 인접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교역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300억달러 수준에서 수년간 정체되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만 수출액은 115억달러로 전년(151억달러)보다 5%나 감소했고 수출 비중도 2.6%에서 2.3%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교역액도 264억달러로 전년(308억달러)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교역규모 6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그래프 참조).
이 같은 문제는 지난 6일 주형환 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지적됐다. 조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만은 우리나라의 6위 교역국이자 잠재력이 높은 국가여서 FT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한중 FTA 가서명 이후에 추진하겠다'고 하더니 아직도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주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되면 양국 간의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이 무엇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FTA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국교가 단절된 상태에서 FTA 추진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국교가 단절된 이후 대만 측이 일본-대만 항로의 화물운송을 허가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면서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대만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선결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다른 관계자도 "주 후보자가 얘기한 제도적 틀이 반드시 FTA 추진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우선 양국이 공동연구를 통해 바람직한 협력 방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중국시장 진출 공조 필요…한-중-대만 경제협력 강화해야
우리나라와 대만 양국이 FTA를 비롯한 경제협력이 절실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우선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만과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만만히 보고 들어갔다가 실패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제품이 좋아도 중국시장의 유통채널을 활용하지 못하면 실패하기 십상이어서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
이를 잘 아는 일본기업들은 대만기업과 합작기업을 설립해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만기업의 마케팅 능력과 유통채널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교 단절 이후 양국이 더 멀어지면서 중국시장에서 우리기업의 대일 경쟁력은 더 취약한 상황이다.
대만과의 협력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기업이 강한 반면 대만은 전통적으로 중소기업이 강하다. 이 때문에 한국과 대만, 중국 3자가 협력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장상식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중 FTA 체결로 관세가 몇 % 인하됐다고 수출이 금방 늘어나는 게 아니다"라면서 "중국시장을 잘 아는 대만기업의 유통채널과 마케팅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일본기업들이 대표적인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밸류체인 측면에서도 대기업이 강한 우리나라와 중소기업이 강한 대만이 함께 협력하면 한국과 중국, 대만 3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을 강화하는데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