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비서관회의 주재…경기북부 지방경찰청 신설 검토 지시
[뉴스핌=이영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당초 국민과 헀던 약속,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도교육청에 대해서는 금년도 예산에 편성돼 있는 3000억원의 예비비를 우선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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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인기영합적이고 진실과 다른 왜곡된 주장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는 정부의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혜택을 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배정한 교육청에 우선적으로 예비비를 배정하겠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특히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정부탓만 하고 있는 서울시와 경기교육청 등을 향해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판하고 "필요하다면 법을 고쳐서라도 중앙정부가 누리과정에 교부금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언제까지 아이들과 부모를 볼모로 이런 상황이 계속돼야 하는지 안타깝다"며 "1월 교사 월급날이 다가오면서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보육대란을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은 지난 정부가 2011년 5월에 도입계획을 발표하고 2012년 도입 당시부터 관련 법령과 여야 합의에 따라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지원해 오고 있는 지방교육청의 법적 의무사항"이라며 "당시에 이미 교육교부금으로 지원하기로 약속이 됐던 것으로, 교육감들은 신년사 등을 통해서 환영을 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교육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누리과정 지원금을 포함한 2016년 교육교부금 41조원을 시·도교육청에 전액 지원했다"며 "그런데도 서울시와 경기교육청 등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단 1원도 편성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받을 돈은 다 받고 정작 써야 할 돈은 쓰지 않고 있는 셈"이라면서 "어린이집 뿐 아니라 유치원까지 볼모로 잡고 두 지역의 55만명에 달하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 전혀 배려를 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청들의 선심성 공약과 예산낭비도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교육부가 각 교육청의 재정운영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교육청들이 법적 근거도 없는 교육감들의 공약사업에 대해서는 1년치 1조6000억원 전액을 모두 편성해서 쓰고 있다"며 "어린이집 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7개 교육청의 경우 과다하게 편성한 인건비만도 1500억원에 이르고 매년 교육청이 쓰지 않고 남기는 인건비만도 5000억원에 달한다. 일부 교육청은 아예 교육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학교신설 예산까지 편성한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하는 지방교육재정의 운영실태를 지방교육재정알리미를 통해 국민이 소상하게 아실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필요하면 법을 고쳐서라도 중앙정부가 용도를 지정해서 누리과정과 같은 특정한 용도에 교부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해서 시도교육청이 받을 돈은 다 받고 써야 할 돈은 안 쓰는 상황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 "노동계 기득권 개혁 저항에 흔들리지 않을 것"
지난 22일 정부가 발표한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노동개혁 2대 지침과 관련해선 "아들·딸들의 장래를 외면하고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정치권의 일부 기득권 세력과 노동계의 일부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그동안 충분한 노사 협의를 위해 작년 12월부터 끊임없이 한국노총에 공식, 비공식 협의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한국노총은 무기한 협의를 하자는 주장을 할 뿐 협의 자체를 계속 거부해왔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원회도 탈퇴하면서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이제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될때까지 투쟁을 계속 하겠다고 하면서 거리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다시금 외환위기같은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개인 이기주의와 집단 이기주의, 직장을 떠나 거리로 나오는 집회 문화에서 탈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과거부터 내려온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선동적인 방법은 결국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도움이 될 것이 없다"며 "불법집회와 선동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2대 지침은 노사정 합의 취지에 따라 공정하고 유연한 고용관행을 정착시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들고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 여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정인사 지침에 쉬운 해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지침은 정년 연장 시대의 일자리 나침반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올해부터 정년이 연장되는데 부모세대는 더 오래 일하는 대신 임금을 조금씩 양보하고 자녀세대에게는 더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부모-자녀 간에 일자리 나누기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저 개인의 이익을, 이득을 위해서 임하지 않았다"며 "경제여건이 좋다면 굳이 무엇 때문에 노와 사 양쪽에 양보와 고통분담을 이야기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날씨가 전국을 꽁꽁 얼리고 있듯이 국민들 각 가정에서도 가계와 청년 일자리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계실 것"이라며 "작년 9월15일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정 고통 분담의 실천선언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다. 지금은 청년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기 위해 합의내용을 반드시 실천해 나가야할 때"라고 말했다.
◆ "치안 수요 많은 경기북부에 지방경찰청 신설 검토하라"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선 "최근 경기 북부 접경 지역에서 북측이 대남 전단을 살포하는 등 도발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군부대가 인접한 경기북부 접경 지역은 안보적인 특수성이 있고,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경기 북부 지역을 직접 관장하는 경기 북부 지방경찰청의 신설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특별 지시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드릴 수 있을 "이라며 "독립적인 경기 북부 지방경찰청의 신설을 통해서 장기 미제 사건이나 강력 사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또 새로운 수요가 많은 신도시의 경우 근거리에서 주민 불편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체감도 높은 치안 환경을 확립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과 관련해선 "국민들께서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실 수 있도록 지난주에 발표한 설 민생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며 "특히 설 명절 전에 밀린 임금, 공사 대금, 정책 자금 등이 현금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현장을 챙겨주고,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서 법정 최고 금리 한도가 없어진 틈을 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고리대금의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이것도 점검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최근 겨울철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어려운 국민들이 기초생활 보장이나 긴급 복지 같은 사회안전망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복지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지원하고, 올 겨울에 첫 시행한 에너지바우처 신청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청을 독려해 주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