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예비후보 출마러시 vs 더민주 전략공천 가능성 고조
[뉴스핌=정재윤 기자] 중진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노영민(청주 흥덕을)의원과 신기남(서울 강서갑) 의원이 당원 자격정지로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됨에 따라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이들의 지역구 선거판세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노 의원과 신 의원은 25일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각각 6개월과 3개월의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원 자격정지 처분은 윤리심판원 징계 중 높은 수준에 속한다. 징계 종류는 ▲제명(당적박탈) ▲당원 자격정지(1개월~2년) ▲당직 자격정지(1개월~2년) ▲당직 직위해제 ▲서면·구두 경고 5단계다.
이 중 당원 자격정지는 당규 제13호 12조에 따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후보 부적격 심사기준에 해당돼 노 의원과 신 의원은 사실상 20대 총선에서 당 후보 출마 자격이 박탈됐다.
25일 당 윤리심판원 회의에서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신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노 의원과 신 의원은 각각 3선과 4선을 지낸 중진의원이다. 이들이 지역에서 뿌리를 깊게 내렸던 만큼, 어려운 맞수가 사라진 새누리당에서는 공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청주 흥덕을에는 초선 비례대표인 정윤숙 의원과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등 새누리당에서만 6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강서갑에는 18대 총선에서 신 의원을 꺾고 당선된 구상찬 전 의원을 포함, 새누리당 예비후보 4명이 등록을 마쳤다. 노 의원과 신 의원의 징계 이후 여당에서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추가 출마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반면 더민주는 현재 노 의원과 신 의원을 대신할 후보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다.
청주 흥덕을에는 정균영 전 더민주 수석사무부총장이 예비후보로 있으나 노 의원에 비해 지명도가 부족하다는 평이다. 서울 강서갑에는 신 의원 외에 더민주 측 예비후보가 존재하지 않는다. 유력한 중진급 현역 의원들의 지역구였던 만큼 그간 정치신인들이 쉽사리 출사표를 던지기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더민주가 '전략공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진 의원들이 버티고 있었던 만큼 총선 승리 지역으로 분류됐던 두 지역구가 갑작스런 사건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6일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의 입'으로 불리던 금태섭 변호사의 강서갑 출마선언은 더민주가 강서갑, 흥덕을에 '전략공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금 변호사는 최근 더민주가 야심차게 출범한 뉴파티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등 당 전면에 나서고 있어, 그의 출마선언이 당과의 협의하에 이뤄졌으리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청주 흥덕을에는 비례대표 의원인 도종환 의원, 한범덕 전 청주시장 등의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가 영입인재를 전략공천 카드로 꺼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최근 더민주에 영입 인재가 많고, 이들을 모두 비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영입인재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노영민 의원과 신기남 의원의 구제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임지봉 더민주 윤리심판원 간사는 "당규 제13호 12조에 따른 제명 및 당원자격 정지 등 징계 경력 보유자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부적격 심사 기준에 해당된다. 그런데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징계자를 이 조항의 적용에서 예외시킬 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며 "그러나 실제로 이 조항이 적용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놓고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는 문제로, 신 의원은 로스쿨 졸업시험에서 탈락한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해당 학교를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당원 자격을 정지당했다.
[뉴스핌 Newspim] 정재윤 기자 (jyjung@newspim.com)